본 게시물은 2013년 당시 허가를 받고 촬영한 사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전 편에 이어서...
대전역을 출발해 서대전네거리역을 경유, 대전조차장(역)을 방문했습니다.
이 때에는 각 지역본부 단위에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견학 일정에 맞춰 사전 신청을 하고, 현장 방문 후 안전교육을 이수합니다. 이후 인솔자의 안내를 받아 현장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당시 서울메트로나 서울도시철도가 운영하던 견학 프로그램과 큰 틀에서 차이는 없었죠.
지금도 철도공사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견학 중 촬영이 가능했지만 엄연히 구내이므로 이하 사진은 일부 합성을 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디젤기관차 검수고를 견학했습니다.
검수고에서 대기 중인 기관차는 7351호 디젤전기기관차였네요.
1995년 제작된 기관차로 2023년 현재도 현역으로 활동 중에 있습니다.
디젤기관차 검수고라서 그런지 다른 검수고와 달리 전차선이 없던 것도 눈여겨 볼 점이었습니다.
조차장인 만큼 구내에는 여려 기관차들이 유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꾸준히 도입 중에 있던 8500호대 전기기관차도 볼 수 있었습니다.
2015년 초반까지만 해도 수도권에서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볼 수 있었지만
거의 순식간에 8500호대에 자리를 내주고 대부분이 폐차, 현재는 영동선※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2023년 여름 집중호우로 인한 영동선 선로유실로 운행중단, 영주기관차사업소에서 유치 중
KTX를 타고 지나가다가 가끔 보이는 KTX 벽화도 이 날 만큼은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객차의 정비, 재조성 등을 위해 조차장 내에서는 여러 입환기가 움직이고 있었는데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객차를 연결하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마을호 객차는 2018년에, 무궁화호 객차는 현재(2023년) 퇴역이 진행 중이니
10년 전만 해도 상상만 했던 일이였겠죠...
이 날에는 대전조차장에서 대기 중이던 ITX-새마을 전동차(210000호대 전동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한창 시운전 중이던 02호기의 모습을 가까이 관찰할 수 있었죠.
새마을호 동차(DHC)처럼 전면 코마개를 사람이 직접 분리해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충격을 금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후 방문한 다른 검수고에서는 사고복구용 기중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기중기는 철도사고 복구용으로 활용되는 특수차(특수철도차량)로서, 각종 철도사고로 탈선, 전복된 철도차량이나 파손된 시설물을 처리하기 위하여 사용되고 있는 차량입니다.
(운전취급규정 제3조)
지난 2023년 맥포터널 탈선사고에서도 대전조차장 소속의 기중기가 출동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기중기는 사고복구를 위해 출동하므로 여러 화차들과 함께 이동합니다.
사고복구용으로 특별히 개조된 무개차 1량과 평판차 1량, 그리고 보선용 발전차나 침식차가 함께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날 본 기중기 앞에는 개조된 무개차 1량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오니 대차가 실린 평판차와 사고복구용 특수차들이 여럿 보였고,
오른편으로는 소화물차가 몇 량 유치되어 있었습니다.
과거 소화물영업을 했을 때에는 무궁화호, 통일호의 맨 끝쪽이나 전용 소화물열차로 운용되었지만
2023년 현재는 차장차와 V-Train(3량)으로 새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개조를 거쳐 우채국 당일특송 소화물차로 활용되었던 적도 있죠.
또 가는 길에는 유개보선용 발전차도 볼 수 있었습니다.
보선작업 등 전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에 따라다니는 차량으로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최후를 기다리고 있는 직각형 발전차와 DHC-PP 동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직각형 발전차는 1985년~1990년 조선공사에서 제작한 것으로 초기에는 주로 통일호에 연결되었습니다.
그러나 KTX 개통 이후 낮은 속도(120km/h)에 발목잡혀 중앙선, 영동선, 태백선, 동해남부선 등으로 쫒겨났죠.
견학했던 2013년을 끝으로 전량 퇴역했고, 2015년 즈음까지 유치되다 폐차되었습니다.
이 날 견학의 클라이맥스이자 목표는 폐차 대기 중이던 DHC-PP 동차(새마을호)였습니다.
부수차(객차)는 개조 후 기관차가 견인해 2018년까지 운용되었지만, 디젤동차는 2013년 1월 15일을 끝으로 물러났었죠.
참고로 DHC는 Diesel Hydraulic Car로, 디젤액압동차로 불렸습니다.
각지에서 운행 중이던 DHC-PP 동차는 철도차량의 병원이자 장례식장인 이 곳으로 모였습니다.
동차의 앞뒷부분을 서로 연결한 것을, 별도의 기관차가 연결해 끌고왔기 때문에
당연히 동차 사이에는 제동관이 체결되어 있었습니다.
DHC동차는 KTX-산천에서 볼 수 있는 전기식 자동연결기로 개조된 차량도 있었으나
이 날 본 동차는 다행히(?) 개조되지 않은 차량들이었습니다.
폐차 직전이라 각종 기기류가 철거되고 난잡해진 차내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불과 10개월 전(1월)에 탔었던 디젤동차의 최후가 조금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새마을호 특유의 안락한 의자는 이미 몇 개가 철거된 상태였고,
안락했던 푸른 좌석과 시트, 승강문 조정기는 처참하게 뜯겨나갔으며
실내는 조금 탁한 공기로 가득차 마치 철도박물관 같았던 느낌으로 기억합니다.
이 중 137호의 운전실을 안내받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제어대에는 이미 먼지가 가득 쌓여 포크레인에 찍힐 잿빛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았고,
일부 제어기기는 이미 철거되어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와 차량을 조금 둘러보았습니다.
오로지 작년(2012년)이 마지막인 검수표지만 선명했고, 차량재원이나 제조사 패찰은 이미 빛이 바래졌습니다.
코레일 로고와 역삼각 철도청 로고가 공존하는 장면도 보았는데
공사화 전후로 철도청 로고를 떼버렸으니 여러모로 신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약 2년 뒤 즈음에야 고철로 사라진 두 차량을 렌즈에 함께 담고 물러났습니다.
돌아가는 도중에는 단풍 옆으로 KTX가 통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전조차장역의 역명판. 조차장"역"이니 역사가 존재함은 당연하죠.
저 반대편의 제천조차장역도 역사 비스무리한 건물이 있긴 합니다.
역 앞에서 입환 중인 한국철도시설공단(現 국가철도공단) 소속 평판화차를 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모든 견학일정이 종료되었고 조차장 밖을 나왔습니다.
조차장에서 시내까지는 거리가 좀 있었기 때문에 이동하기 좀 힘들었던 기억만 있네요.
이 날 2013년 1월 퇴역한 DHC-PP 동차를 본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함은 물론
일반, 화물열차의 차량기지(조차장)을 방문한다는 색다른 경험을 했었습니다.
지금도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말이죠...
다음 이야기는 호남선 열차를 찍으러 간 것을 해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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