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필름 중간중간에 끼워져 있는 풍경들은 "우연히" 본 것들이 많죠.
이 날도 대전으로 내려가기 위해 영등포역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신도림역 급행 승강장에서 열차를 보고 있는데
서울교통공사 3호선 신형전동차가 디젤기관차에 물려가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전동차를 타고 영등포역으로 향할 때
경부선 부산방면 승강장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확신에 이르렀었죠...
이 열차는 다원시스에서 제작한 서울교통공사 3000호대 전동차(2차분)입니다.
335편성의 이름을 받은 차량으로, GEC 초퍼제어 전동차를 대체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점차 취미를 즐길 시간이 줄어들면서 기관차가 다른 철도차량(전동차, 기관차)를 끌고 오는
"갑종화물열차"에 관심이 없어졌는데 엄청난 우연이었습니다.
특징이라면 열차 앞부분에 비상용 출입구와 배장기(스커트)가 없고,
대신 개정된 철도안전규정을 반영해 CEM(충돌에너지흡수장치)이 장착된 모습입니다.
연결기는 디젤기관차가 끌고왔기 때문에 호환용 너클 커플러가 끼워져 있었습니다.
대체적으로 깔끔한 디자인과 도색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차량의 대차(臺車)는 익숙한 수도권전철 전동차의 것과 비슷하지만요...
하지만 집전장치인 팬터그래프는 여전히 더블암 팬터그래프입니다.
이전에 철도공사에서 인수한 신형 전동차는 싱글암 팬터그래프였는데,
지하구간에서 문제를 일으켜 더블암으로 교체하게 된 이력을 반영한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확실해 새 것의 모습을 보니 깔끔해보이긴 합니다.
대충 둘러보고 다시 무궁화호를 기다렸는데
새 자동차를 받을 떄 처럼 운전실 대쉬보드에 청색 테이프가 둘러진게 보입니다.
신도림역에서 마주칠 때부터 영등포역에서 찍은 영상의 합본.
중간에 영등포역에서 갑종화물열차를 찍는 철도 동호인들도 보입니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대전을 향해 떠났습니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약 20년 단위로 교체가 되고
새로 등장할 때마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기술을 잔뜩 갖춘
『신형 전동차』의 등장이 곧 한 철도기술의 시대가 저문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번 GEC-초퍼제어 전동차의 전량퇴역은
진정한 VVVF 전동차 기술의 시대를 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2023.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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