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던
경원선 전철 연천연장(동두천~연천)이 오늘 개통되었습니다.
개통에 즈음하여, 약 두 달 전 옛 경원선 구간을 방문했던 기록을 남겨 봅니다.
경원선 소요산역
연장 개통 후 고가 승강장으로 이설
먼저 소요산역입니다.
원래 1호선의 종점 중 하나로 전동열차용 고상홈과 통근열차용 저상 홈이 공존하던 역이었죠.
고가 승강장(첫 번째)으로 변경되기 전에는 1개 승강장만 사용했는데, 통근열차용 저상 승강장(홈)이 고가 승강장 부지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제일 먼저 철거되었습니다.
경원선 초성리역
청산역에 역할을 넘기고 역사 속으로
경원선 통근열차가 사라진 후 대행버스가 운행되고 있지만 자동차를 이용하여 초성리역에 도착했습니다.
소요산역 이북으로는 여객열차가 다니지 않지만 초성리역구내에 한라시멘트 사일로가 위치해있어 주로 벌크 양회조차(시멘트) 조성의 화물열차가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1월 경부터 화물열차 운행이 전면 중지되었죠.
당시 초성리역사는 승강장 방면 문이 세정되었지만 온전히 유지되고 있었고, 동두천 방면으로의 궤도가 단절되지 않아 출발신호기에 정지 신호가 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철이 다니고 있는 청산역은 구 초성리역과 거리가 조금 있는 편입니다.
개통 전에는 초성리역 이름을 그대로 쓸 것이라는 설과, 구 초성리역은 화물역으로 남을 것이라는 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철역의 이름은 청산역으로 확정되고, 초성리역은 그대로 폐역 되었습니다.
(국토교통부고시 제2023-623호, 전자관보 검색 필요)
초성리역을 방문한 뒤, 초성철교 앞에 있는 건널목으로 가보았습니다.
선로는 진작에 뜯겨나갔고 정지 표지판은 바닥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철도 건널목의 횡단부는 아스팔트로 말끔히 포장됨은 물론 경보기와 차단기 등 건널목을 구성하는 장비는 전부 철거되어 있었습니다.
폐선 후 건널목은 보통 횡단부를 철거하고 재포장을 하지만 횡단부 레일 바로 위에 아스팔트를 포장해 매립한 듯한 모양새였습니다. 아무래도 철거비용 상 문제가 있었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경원선 한탄강역
연장 개통 후 폐지(철거 예정)
이번 연장구간 중에서 초성리역과 함께 폐역이 된 한탄강역에도 방문했습니다.
역 출입구나 난간은 모두 녹슬어 버렸고, 역명판과 안내문은 빛이 바래버렸습니다.
승강장에는 철도 폐기물이 아닌 생활 쓰레기로 가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나마 쓰레기로 가득한 대합실에 소파가 놓여있어 지역 주민들의 버스 대합실로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한탄강철교(4번째 사진)의 선로는 전부 철거되었고 식물만 고요히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경원선 전곡역
이미 바뀌어버린 전곡읍의 관문
그리고 전곡역에 도착했습니다.
연천역과 달리 전곡역은 보존 대상에서 빠져 말끔히 헐렸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 전보다 많이 커진 새 역사를 지어져 새 열차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죠.
역 앞에는 환승 정류장이 있어 전곡역 앞을 지나는 일부 노선이 전철 개통과 동시에 개편될 것 같네요.
구 연천역사
철거를 면하고 관광안내소로 새로 태어날 예정
1호선의 새로운 종점으로 다시 태어난 연천역을 보기 전에, 먼저 구 연천역사를 둘러보았습니다.
전곡역과 달리 보존이 결정되어 철거를 면했고, 방문 당시에는 도로정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안내문이나 역명판의 색이 바랬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폐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1호선 연천역 개통 이후에는 연천군 관광안내소로서 새롭게 태어날 예정에 있습니다.
경원선 연천역
연천군의 중심역이자 1호선의 종점으로
1호선 연천역은 바로 옆자리에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광역전철(10량)용 승강장과 3량 정도 되어 보이는 저상 승강장이 공존하는 형태로 연천 이북 구간을 이어줄 열차를 위한 승강장인 것 같았습니다.
일반열차가 다시 운행된다면 이전처럼 연천역에서 매표 업무도 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약 4년 만에 인근에 위치한 가자울건널목에 방문했습니다.
연천북부역건널목은 진입도로의 흔적만 남고 전부 철거되었지만 이 건널목은 살아남았죠.
전철선의 종단부가 바로 이 건널목에 위치하고 있고, 망원렌즈로 보면 유치선(회차선)이나 장내신호기, 철도표지와 급수탑까지 잘 보입니다. 연천~백마고지 간 열차 운행이 재개되면 좋은 포인트가 될 것 같네요.
다만, 건널목 구내의 선로는 경원선 통근열차 폐지 당시에 사용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경원선 신망리역
열차가 서지 않아도 괜찮아
다음은 신망리역에 도착했습니다.
통근열차 운행 당시에도 무배치간이역으로 역무원 없이 역사 문만 열려있었던 상태였습니다.
방문했던 때에는 DMZ OPEN 페스티벌의 일환인 DMZ 전시:체크포인트의 전시관으로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전에도 맞이방은 갤러리로 사용되어 왔습니다만...
DMZ 전시:체크포인트의 경원선 미술관은 본 신망리역 외에도 대광리역, 신탄리역이 있습니다.
경원선 대광리역
구내 선로가 바뀌어가는 중
다음은 대광리역입니다.
이 역 역시 DMZ 전시:체크포인트의 전시관으로 사용되어 대합실이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경원선 통근열차 폐지 당시와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역명판의 글씨는 진작에 빛이 바래 있었고 구내 건널목은 철거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건널목만 교체하려는 듯한 느낌이었죠.
대광리역 남측의 대광남부건널목으로 가보면 이런 상태였습니다.
연천역과의 궤도훼로가 연결되어 있어 출발신호기는 모두 정지 신호를 현시하고 있었고, 승강장 쪽에는 공사(보선)용 트롤리 2량이 유치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건널목의 차단봉은 진작에 뽑혀 옆으로 치워졌죠.(2번째 사진)
2019년 4월 이후 여객열차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유지 보수는 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경원선 신탄리역
버스정류소 대합실로 쓰이는 듯한 느낌
이후 신탄리역에 도착했습니다.
이 역 역시 DMZ 전시:체크포인트의 전시관으로 대합실이 열려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승강장으로 향하는 출입문도 열려있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습니다.
매표창구는 영업이 중지되었기 때문에 폐쇄되었고 표지 역시 종이로 가려놓았습니다. 창구의 유리에는 G2001번의 노선도가 붙어있어 역 맞이방이 버스정류장의 대합실처럼 쓰이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신탄리역은 경원선(동두천~백마고지)의 유실물 관리를 맡았지만 전철 연장 개통 후에는 연천역이 유실물 관리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신탄리역구내로 들어가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관리가 꾸준히 되었는지 2019년 당시와는 차이가 별로 없었습니다.
다만, 과거 DMZ-Train(폐지)의 대합실로 쓰였던 건물은 오랜 기간 폐쇄되었기에 의자가 녹슬어있는 등 상태가 영 좋지 못하였습니다. 재운행을 즈음해 다시 사용할 수 있게 조금 손을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원선 백마고지역
멈췄던 철마가 다시 올까
마지막으로 백마고지역입니다.
대체운송버스 안내소의 현판이 빛바랜 것 외에는 외관상 큰 차이는 없어 보였죠.
앞선 신망리, 대광리, 신탄리역과 다르게 미술 전시관으로 사용되지 않았지만 역사가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승강장으로 가는 통로는 아예 막아놓았고 대신 출입구 앞에 의자를 설치했습니다.
과거 통근열차의 시간표가 붙어있던 액자는 통근열차 운행 중지 안내 포스터로, 또다시 그 위에 경원선 대체운송버스의 시간표가 붙어있어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연천역부터 이 역까지의 승강장이 모두 저상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열차가 다시 운행하려면 디젤동차가 필요하지만, 전량 퇴역(12월 17일)하여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상으로 1호선(경원선) 연천 연장 직전의 경원선 소요산~백마고지의 사진을 보셨습니다.
철도는 소요 시간의 단축과 선로용량 확대 등을 위하여 꾸준히 직선화, 전철화, 복(복)선화, 지하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전철 개통으로 연천군 군민들의 교통 편의는 거의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고 해도 무방하죠.
하지만 전철 개통으로 사라진 옛 경원선의 흔적들을 보자니 역시 ‘남는 것은 사진’이네요.
빠르고 편리해지는 철도의 한편에서 사라지는 풍경을 남겨놓는 취미를 계속해나가겠다는 다짐을 하며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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