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에 이어서…
나가사키 전기궤도 나가사키에키마에역 앞 육교를 따라 JR 나가사키역으로 향했습니다.
큰 역 앞에 택시 주차장(정류장)이 있는 것은 어느 나라를 가도 똑같을까요?
나가사키역 앞에는 여러 대의 택시가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JR큐슈 나가사키역(長崎駅).
나가사키 현과 나가사키 시의 관문역으로 1905년에 개통한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나가사키 본선이 지나고 역구내에 차량기지가 있는 평범한 중추역이었습니다.
2020년에 재건축을 통해 선하역사로 완전히 탈바꿈하고,
2022년 니시큐슈신칸센(西九州新幹線)이 개통해 신칸센 시종착역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2014년의 나가사키역과 현재의 나가사키역은 격세지감이 따로 없습니다.
매표소에서 460엔 구간 승차권을 끊었습니다.
"큐슈회사선(九州会社線)"이라는 표기가 눈에 들어오네요.
요금표에는 나가사키 본선(長崎本線), 사세보선(佐世保線), 오무라선(大村線)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만 나가사키 본선도 일부 구간만 표시되어 있는 게 특이할 점입니다.
나가사키 본선은 우라카미역과 키키츠역 사이에서 두 노선으로 나뉩니다.
이치누노(市布)역을 경유하는 신선(新線)과, 나가요(長与)역을 경유하는 구선(旧線)입니다.
신선과 구선 모두 단선이지만 신선만 전철화되어 있고 특급열차가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차의 행선지를 안내할 때에는 어디를 경유(経由) 하는지 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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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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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신선 (이치누노 경유)】
우츠츠가와(現川) … 이치누노(市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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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長崎) |
우라카미
(浦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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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츠
(喜々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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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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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철 구선 (나가요 경유)】
니시우라카미(西浦上) … 나가요(長与) … 히가시소노(東園)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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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역의 역명판.
히라가나를 크게 쓰고 역별 고유 로고를 삽입한 전형적인 큐슈 지역의 것입니다.
고가화된 지금도 같은 구성의 역명판을 사용하고 있긴 합니다.
형광등을 넣어 불을 밝히는 방식이라 역명판 커버가 꽤나 두껍네요.
승강장에는 "특급 시로이카모메(特急 白いかもめ) 30호"로 운행될 885계 전동차가 서 있었습니다.
정식 명칭은 그냥 카모메(かもめ)이지만 시로이(白い)가 덧붙여진 것은 날렵한 흰색 차체 때문입니다.
883계의 계보를 잇는 틸팅열차(차체 경사식 차량)이지만 둥글한 앞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로이"가 안 붙은 일반적인 "특급 카모메"는 회색 차체의 787계 전동차가 투입되고 있었습니다.
"카모메"는 큐슈신칸센의 열차명으로도 쓰이고 있으니 아이러니하지요.
당시 역구내에는 차량기지가 있었습니다.
나가사키 철도사업부(長崎鉄道事業部)인데 승강장에서 바로 볼 수 있었죠.
원래 이 차량기지는 나가사키 철도사업부 산하 나가사키 차량센터(長崎車両センター)였습니다.
그러나 2014년 3월에 사세보 차량센터에 흡수되었고, 사업부도 신칸센이 개통한 2022년에 폐지되었습니다.
차량기지가 옮겨갔지만, 열차를 세워두거나 청소하는 곳으로서의 역할은 폐지 직전까지 수행했습니다.
나가사키 차량센터에는 전동차와 디젤동차가 함께 배치되었습니다.
제일 바깥쪽에는 415계 전동차가 2대 서 있었습니다.
왼쪽이 1500번대, 오른쪽이 100번대인데 같은 415계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외관이 크게 다릅니다.
1500번대는 415계보다는 211계에 가까운 외형이네요.
둘 다 일본국유철도에서 태어난 근교형 전동차로 청색 계열의 띠를 두르고 있습니다.
강철 차체와 스테인리스 차체가 같은 형식을 달고 있다니 정말 특이하네요.
415계 전동차는 비전철(非電鐵) 구간인 나가요 지선을 운행하지 못합니다.
그 옆에는 파란 칠을 한 키하 66계 디젤동차가 멈춰서 있습니다.
차량기지 구내 선로만 푸른 잡초가 무럭무럭 자라있네요.
코레일 소속 차량사업소의 구내 선로도 잡초가 자라기는 하는데…
한편, 시로이 카모메 옆에는 "쾌속 원맨 사세보행"으로 운행될 키하 66계 디젤동차가 출발 중이었습니다.
2량짜리가 무슨 쾌속이냐 싶지만 의외로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제일 끝 쪽의 1, 2번 선을 가보니 푸른색의 "SEA SIDE LINER"가 2대나 서 있었습니다.
오른쪽은 그나마(?) 신형 디젤동차인 키하 200계입니다.
이렇게 보니 확실히 JR큐슈 시기 차량이 진보된 면이 있군요...
앞서 언급했듯 나가사키 본선은 우라카미~키키츠 구간 사이에서 2개의 노선으로 갈라집니다.
거의 모든 디젤동차는 비전철인 나가요 지선을 가지만 행선지에도 경유지를 표기하고 있네요.
키하 200계 디젤동차가 떠난 뒤, 신선으로 향하는 전동차를 기다립니다.
이윽고 2량짜리 보통 나가사키행 전동차가 커브를 돌며 나가사키역으로 들어왔습니다.
817계 0번대 전동차인데, 2001년에 등장한 근교형 전동차로 1인 승무(원맨 운전)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보통 나가사키행으로 종착한 열차는 이치누노를 경유하는 보통 토스(鳥栖)행으로 되돌아나갔습니다.
이 열차를 타고 분기역인 키키츠로 향합니다.
2001년식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운임표 모니터를 빼면 일행식 LED 안내기만 있네요.
객실은 우리나라의 일반열차와 같은 크로스 시트가 대부분이지만 금방 자리가 차서 앉아갈 수 없었습니다.
일본에서 탄 열차들은 대게 창문 너머로 운전실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창문에는 블라인드가 함께 설치되어 있어 이를 내리면 보이지 않게 됩니다.
열차정보현시장치(TGIS)에 열차 편성이 단 2량만 표기된 게 특이하네요.
이윽고 열차는 우라카미역을 지나 신선으로 향합니다.
나가사키 "본선"의 신선(新線)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단선 전철입니다.
곧장 본선을 질주하지 못하고, 히젠미카와 신호장(肥前三川信号場)에서 특급 카모메를 먼저 보내야 했죠.
나가사키역에 도착했을 때 날씨가 우중충해서 비가 오려나 싶었는데, 진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치누노 경유"의 유래인 이치누노(市布)역도 지나갔습니다.
신선과 구선이 다시 만나는 키키츠(喜々津)역에 내려 열차를 떠나보냈습니다.
오무라선과 만나는 이사하야(諫早)역까지는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영 없었네요.
460엔 구간 승차권은 이 역이 한계라서 일단 개찰구를 나오고, 나가사키로 돌아갈 궁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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