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에 이어서…
철암역 앞을 떠나 철암남부건널목으로 향했습니다.
철암남부건널목은 영동선 철암~동점 구간에 위치한 1종 수동 건널목입니다.
건널목 관리원이 직접 레버를 돌려 차단기를 내리고 올리는 보기 드문 곳이지요.
철암역 구내를 보기 위해서는 반대편으로 넘어와야 합니다.
약 1년 전에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노리고 방문했으나 정작 8500호대가 왔던 기억이 납니다.
건널목 초소 측에 설치된 레버를 돌리면, 연결된 와이어들이 돌아가면서 차단기를 움직입니다.
꽤나 보기 드문 구조의 건널목이라 찾아가는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이건 2022년도 영동선 여정 때 상세하게 찍은 사진이 있으니 그때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철암남부건널목에서 철암역 구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왼편에는 철암역두선탄시설의 일부가 보이기도 하죠.
아쉽게도 승강장은 무개화차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네요.
뒤쪽 언덕을 오르면 더 잘 보일까 싶지만, 거미줄 같은 전차선에 머리가 조금 아파질 뿐입니다.
철암역두선탄시설을 볼 때 같이 봤던 8000호대 전기기관차는 아직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제 철암남부건널목에서 관찰할 있는 각종 철도장비를 보도록 하죠.
먼저 표지부 선로전환기, 그중에서도 레버식 표지부 선로전환기입니다.
옛날 영화에서나 보던 완목 신호기처럼 레버를 밀거나 당겨 선로를 전환할 수 있습니다.
분기기 번호는 기둥에 새겨져 있네요.
선로가 연결(개통)된 방향은 선로전환기에 붙은 표지(등)의 형상으로 구분하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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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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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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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위
(항상 개통되는 방향) |
청색 원형 + 흰색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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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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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위
(정위의 반대방향) |
황색 화살깃형 + 검은색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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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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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추붙은 선로전환기입니다.
레버에 마치 바벨 원판같이 생긴 추가 붙어있어 '추붙은'이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습니다.
레버를 앞뒤로 움직이는 것만으로 선로를 전환할 수 있지만, 전환 후에 못 움직이도록 핀으로 고정하기도 합니다.
추의 색상으로 선로가 연결(개통)된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흑우백좌(黑右白左)로 요약이 가능할 만큼 직관적이지만, 본선에서는 쓰이지 않는 형식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선로전환기 뒤편에 있는 물체는 차량접촉한계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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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의 색상 (대향으로 보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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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위
(항상 개통되는 방향) |
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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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위
(정위의 반대방향) |
검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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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암역 구내에는 산업선 전철 시기에 세워진 철제, 콘크리트제 전철주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태백선 예미~백산과 영동선 철암~동백산 구간이 '전철전력설비 현대화 사업'으로 새것이 된 것과는 대조적이죠.
전차선이 없는 선로도 있고, 여러 화물열차가 오가는 곳이다 보니 건널목 앞에만 10여 개의 표지가 즐비했습니다.
특히 선탄시설로 이어지는 선로는 전차선이 없어 전차선이 끊긴다는 표지를 2개나 설치해놨네요.
한국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폐침목과 폐선로를 활용해 여러 공작(?)을 했습니다.
특히 폐선로는 울타리나 승강장 지붕으로 다시 태어나는 등 활용된 사례가 꽤나 많죠.
건널목 교차도로 앞과 그 옆의 펜스, 건널목 차단기의 지지대의 일부는 선로를 재활용한 것들이었습니다.
얼마 뒤, 건널목 차단기가 드르륵 내려가더니 이내 철암행 V-Train이 건널목을 지나갔습니다.
V-Train은 영주 - 철암 - 분천 - 철암 - 영주 경로로 운행하는지라 아침에 타고 온 편성 그대로입니다.
건널목을 지난 V-Train은 천천히 철암역을 향해 멀어져 갔습니다.
부모를 동반한 어린이와 브이로그(Vlog)를 찍는듯한 분이 전망창을 통해 후부 전망을 관람하고 있었죠
"백호" 기관차는 V-Train 객차를 해방하고 방향을 바꾸기 위해 건널목 너머까지 갔습니다.
보통 디젤전기기관차가 견인하는 여객열차는 방향을 바꿀 때 전차대(Railway Turntable)를 쓰지만,
백호는 그저 운전 방향만 바꿀 뿐이었습니다.
기관차는 제동경고 예고 표지를 조금 넘긴 시점에서 멈추어 선 뒤, 신호를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속력을 높여 철암역으로 미끄러져 들어갔습니다.
여러 번 봐도 4400호대 디젤전기기관차와 흰색 백호 도색이 참 잘 어울리네요.
2014년도에는 산타 래핑까지 달고 운행했지만 지금은 모두 제거했습니다.
백호가 철암역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은 V-Train 객차와 연결한다는 뜻이고,
이는 곧 영주로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관리원이 레버를 끼릭끼릭 돌려 차단기를 올려주자, V-Train을 타기 위해 곧바로 철암역을 향해 떠나갔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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