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ITX-새마을호의 등장으로 새마을호가 점차 경부선에서 사라져가던 시기였습니다.
서울 발 진주행 새마을호의 폐지를 앞두고 있던 이날, 서울역에 찾아갔습니다.
새마을호 제1031열차.
경전선에 단 몇 편 밖에 없던 새마을호로, 진주역에 도착하면 이미 자정을 넘긴 0시 46분이 됩니다.
전철화가 되어 있었지만, 전차선 단전 이후에도 운행하므로 전 구간 디젤전기기관차가 견인했습니다.
2014년 당시 각지에서 운행되던 야간열차도 같은 이유로 전 구간 디젤전기기관차가 견인했습니다.
기관차 전조등을 LED로 개량하는 사업이 시작되기 전이라 전구가 달린 전조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RPM으로 웅웅 거리는 디젤 엔진음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네요.
지금은 추억 속으로 거의 다 사라진 유선형 새마을호 객차입니다.
무궁화호 시트를 덧붙인 행선판과, 새로 인쇄해 붙인 행선판이 같은 열차에 걸려 있었죠.
1031열차는 경부선 새마을호와 거의 같은 정차역을 공유하지만, 밀양에 정차 후 삼각선을 타고 경전선으로 넘어가는 경로입니다. 진주역 착발 KTX도 같은 경로를 사용하죠.
경전선 내에서는 진영, 창원중앙, 창원, 마산, 함안을 거쳐 진주역에 종착하게 됩니다.
좌석에 앉아 승차권을 들고 인증 사진을 찍었습니다.
MS 승차권이나 당시 코레일톡은 열차의 행선지가 표기되지 않으니, 역 창구에서 발권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창가 너머로 지금은 사라진 열차카페가 보입니다.
새마을호의 모든 객실에는 LCD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말년에는 거의 전부가 작동하지 않게 되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멀쩡히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KTX 개통 이후 갱신되지 않은 듯한 영상이 배경으로 흘러나오고 있었죠.
열차 출발 직후 방송되는 안전사고예방 동영상.
좀 많이 흔들렸지만 그래도 영상으로 남겨보았습니다.
새마을호 객차 특유의 푸른색 객차 번호 표지, 그리고 통로에 설치되어 있던 고급스러운 백열등…
철도청 시기 최고급-최고속 열차로서 당시 기준으로는 나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곳곳에 남아있었습니다.
영등포역에 도착했습니다.
KTX를 대피하기 위해 9번 승강장에 정차 중인 모습이죠.
객차와 깔 맞춤한 푸른 도장의 새마을호형(300kWh) 발전차와 열차 량수만큼 놓인 열차정지목가 눈길을 끕니다.
지금은 겨우 몇 량만 남아있고, 날이 갈수록 일반열차의 칸수가 짧아지는 중이라 더욱 그리리워지는 풍경입니다.
KTX를 선행하고 나서야 1031열차는 진주를 향해 떠나갔습니다.
새마을호는 2014년 5월 12일, ITX-새마을의 등장으로 점차 대체가 시작되어
2014년 7월에는 이 열차를 포함한 새마을호 야간열차 운행이 폐지되었고,
2015년 4월 2일을 끝으로 더 이상 경부선을 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경부선에서 탄 마지막 새마을호가 되었죠.
지금('24년 6월)은 중앙/태백선에서 다니던 격하특실도 사라졌으니 그 안락함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함이 아쉽습니다.
'새마을호 4220열차'(와인인삼트레인), '누리로 4314열차'(임시열차) 등
추억의 행선지가 가득한 열차도착안내기를 끝으로 짧은 여행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024.06.26.
ⓒ2024, Mirae(wmiraew)
본 게시물에서 별도 출처가 명시되지 않은 글과 이미지(영상)의 저작권은 Mirae(wmiraew)에게 있습니다.
'지난순간의기억 > 2013~2014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도여행] 옛 중앙선의 8101호 전기기관차 (2014.04) (2) | 2024.06.12 |
---|---|
[철도여행] 옛 동화역과 옛 중앙선 (2014.04) (1) | 2024.05.22 |
[철도풍경] 2014년 4월의 용산역 (0) | 2024.05.01 |
[2014 경의선] CDC 디젤동차의 추억 ② 임시승강장과 저상홈 (2) | 2024.04.28 |
[2014 경의선] CDC 디젤동차의 추억 ① 임진강의 아침 (2) | 2024.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