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 중앙선 전동열차를 타고 용문역까지 왔습니다.
이 사진을 찍은 지 불과 8개월 후에 경의선과 합쳐져 경의중앙선이 되어버렸지만요...
중앙선 용문역.
사실 양평역에 일반열차가 필수 정차하다 보니, 용문역은 비교적 존재감이 흐리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선(현 경의중앙선)의 시종착역에 인근의 용문차량사업소 때문에 중요한 역 중 하나입니다.
현재와는 위치가 많이 다른 곳의 안동행과 강릉행…
강릉행 무궁화호는 몇 번 타봤지만 정작 강릉역을 가지 못한 것이 사뭇 아쉬웠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이윽고 안동행 무궁화호 1607열차가 용문역에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모두 운용에서 이탈한 무궁화호 특실 객차(해태중공업 제조, 이른바 ‘해태특실‘)가
맨 뒤쪽에 연결되어 있는 게 나름 인상적입니다.
이 열차를 타고 동화역까지 갑니다.
승차한 무궁화호 객차는 이른바 ‘클래식 객차’로 불리는 차량이었습니다.
흰색 시트에 베이지색 커튼, 그리고 서로 교차해서 켜져 있는 형광등이 썩 인상적입니다.
현재 잔존해 있는 무궁화호 객차는 좌석 커버와 커튼, 벽지를 모두 교체해 사진과는 많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잘 뻗은 복선전철과 아직 개량이 덜 이루어진 단선전철을 따라 달리기를 몇 십분.
동화역에 도착했습니다.
열차에서 내리자 빛바랜 청량리-안동 간 무궁화호 행선판이 눈에 들어왔네요.
단 몇 사람만 내린 후, 무궁화호는 원주를 향해 떠나갔습니다.
맨 뒤쪽에 연결된 새마을호 발전차를 보니 하나만 구도를 달리 잡을 걸 그랬습니다…
중앙선 동화역.
1938년 중앙선의 역으로 개업했지만, 6.25 전쟁으로 역이 소실되어 재건축했고,
2011년 10월 5일부터 모든 여객열차가 통과했으나 동년 12월에 간현역(폐지)을 대신해 다시 열차가 서게 된
파란만장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화물취급도 같이 했는데, 원래는 갱목을 취급했으나 경강선 복선전철화 전까지는 자갈 발송업무를 보았습니다.
2017년 경강선 개통으로 중앙선과 경강선이 모두 지나는 묘한 위치였지만,
2021년 1월 15일 중앙선이 이설되면서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동화역 앞에는 원주시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깔끔하게 리모델링을 했지만 역시 오래된 시골의 정류장 같은 외형입니다.
원주 버스 51번을 제외한 노선들이 1일 1회, 3회라 배차간격이 처참하네요.
만종역 방향으로 이동해 열차를 기다리니 곧 8000호대 전기기관차가 보였습니다.
벌크조차에 시멘트를 가득 싣고 서울을 향해 달리고 있었죠.
이때까지만 해도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의 주력 기관차는 8000호대였습니다.
하지만 곧 8500호대 전기기관차에 자리를 내주고 순차적으로 퇴역했죠.
현재는 영주기관차 소속으로 단 2량이 남아 영동선 컨테이너 화물열차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주로 황산화물열차에 투입되었으나 영동선 재해복구 이후 변경됨)
조금 뒤에는 무궁화호 열차도 볼 수 있었습니다.
청량리 발 강릉행 무궁화호 1639열차이죠.
보통 중앙/태백선 무궁화호는 6량이었지만, 이 열차는 7량이네요.
게다가 3호차에는 한국철도 C.I.를 한 리미트객차(방송차)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엄청난 우연입니다.
무궁화호 촬영 후, 다시 동화역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하도록 하지요.
감사합니다.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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