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10월 말, 동해선 경주~태화강 복선전철화를 앞둔 시점.
몇 번 방문했던 그 선로가 사라지기 전에 기억에 남기고자 여행을 떠났습니다.
우선 서대전으로 향하기 위해 서대전 경유 KTX를 끊었습니다.
보통 호남/전라선 KTX는 오송역에서 공주역 방향 고속선을 타지만
서대전경유 KTX는 경부선 KTX와 같이 경부선으로 내려왔다가
호남선 선로를 따라 서대전, 계룡, 강경 방면으로 운행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금이 고속선만을 운행하는 KTX보다는 조금 저렴한 측면이 있습니다.
KTX 1편성 20량 중 객실은 18량인데,
하필이면 맨 끝인 1호차 좌석을 배정받는 바람에 조금 힘들어졌습니다.
보통 승강장에서 대합실로 나가는 계단이나 승강기가 중간 즈음에 있으니
힘든 건 아니지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수가 없죠.
승강장에 있는 KTX-산천 복합열차 안내문.
과거 용산~광주/여수엑스포 간 누리로 복합열차가 운행되었을 때에는
반대편에 누리로 복합열차에 대한 안내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채 흔적마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승강장에 도착한 진주행 589열차의 1호차 부분을 보니
과거 KTX에서 운영했던 "KTX 시네마"의 랩핑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롯데시네마 제휴로 운행했던 서비스로 객실 내에서 영화를 틀어줬었죠.
참신한 시도였지만 결국 폐지되고 시설도 철거되었습니다.
※ "‘달리는 영화관’ KTX시네마는 왜 사라졌나" (시사오늘, 2016.07.08)
2~4호차에는 특실이 있지만 여비지원이 되거나, 일반실이 매진된 경우가 아니면
비용 때문에 꺼려지는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출입문 계단면에는 알스톰(ALSTOM) 표지가 보이네요.
알스톰에서 제작한 KTX 001~012호기만의 특징이죠.
(013~046호기는 현대로템에서 라이센스 생산된 바 있다)
아무튼 1호차에 승차해 좌석에 앉았습니다.
중간 정차역이었던 천안아산역.
2016년 이후 역명판에 SRT가 추가된 소소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고속선을 벗어나 호남선으로 넘어갈 즈음.
서대전역 하차를 앞두고 (전) 영화객실이었던 1호차를 다시 둘러봅니다.
예전에는 빔 프로젝터나 스크린이 부착된 흔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보기 어렵게 되었네요.
서대전역에 하차했습니다.
내리자마자 오른쪽 측선에 희귀한 광경이 보였는데
화물열차 끝에 발전차 2량이 연결된 채 다음 여정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발전차 앞에는 많은 냉연코일화차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화물거점인 익산역으로 향할 것만 같네요.
걸어가는 도중에 찍은 서대전역의 역명판과 풍경.
서대전역은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지만
대전역이 대전광역시의 철도요충지 포지션을 가져가서 그런지
서대전역은 역구내나 역세권도 좀 애매한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589열차는 다시 목적지를 향해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짤막한 서대전까지의 여행은 끝나고
자동차로 경주를 향해 떠났습니다.
다음 여행기는 (옛) 경주역에서부터 시작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202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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