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의 치열한 순환선을 계속 돌고 있노라면 여러모로 기운이 빠지기 마련입니다.
취미는 그 대순환선에서 잠시 분기되어, 자연 속의 로컬선처럼 여유를 느끼게 해주죠.
또한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모임을 가지거나 교류하기도 하고,
평안한 부부(가족) 관계 확립에도 큰 도움이 되니 여러모로 인간관계를 수립하고 유지하는데 보탬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취미는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취미(덕)를 업(業)으로 삼는 덕업 일치를 이룩한 분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떠한 계기로 업(業)을 그만두면 대게 취미도 함께 그만두게 되는 단점도 있다)
아무튼… 약 2개월 만에 철도모형 공방 토미히라를 다시 방문했습니다.
방문해 보니 입구에는 이미 운명을 다한 디오라마의 기반(단열재)이 서 있었습니다.
공방 내에 설치된 디오라마는 일반 공개 약 4개월 만에 철거 후 재시공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여느 철도모형 전문점들과 비교해도 매우 빠른 시공 속도를 보이고 있는데,
무려 공사 개시 당일에 철거를 끝내고 기반 시공 및 철도 배선 작업이 단 1주일 만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날은 이미 각종 교량, 판넬, 산맥을 시공하고 강 부위에 재료를 붓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죠.
자재가 공방 내 작업대와 선반까지 차지할 만큼 큰 공사라 자연스럽게 공방 운영도 중지되었습니다.
(월 정기권은 공사기간만큼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조치가 시행됨)
철도 디오라마는 설계와 표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게 기반(목재) > 내장재 > 레일 및 노면 순으로 시공됩니다.
이미 목재 위에 핑크색 단열재가 이리저리 잘린 채 붙어있어 노면이 꽤나 휑한 느낌입니다.
새 디오라마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일본 수도권 지역을 기반으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장소를 그대로 구현한 개소가 있는 등 더욱 현실감 있는 배선으로 건설되고 있습니다.
디오라마 제작은 계획에 의해 실행되지만 현장에서 정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각종 건물이나 철도시설을 직접 만들기 위해서는 실측이 필수적이죠.
디오라마에 사용되는 레일이나 대부분의 구조물은 기성품을 사용하지만,
창작의 영역인 노반과 도로, 일부 구조물은 콘셉트에 맞추어 직접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평일에는 여건이 안 되니 작업을 못하고 주말에 집중적으로 공정률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피드백을 거쳐 완성도가 높아지는 느낌입니다.
(현재 상업용 디오라마 대비 절반가량의 공사 기간으로 준공 가능하다고 사료됨)
예로부터 '공방'이라고 하면 무언가를 만드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배움과 교류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철도모형을 넘어 현직 모형 제작자들의 기술력을 보니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작업하면서 안부도 묻고, 다른 분이 구매한 신제품 구경도 하니 참으로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조만간 예쁜 디오라마를 질주하는 철도모형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때 또 좋은 사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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