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고! 본 여행기는 최신 정보가 아님! ※
본 여행기는 2017년 당시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대부분 작성일 기준으로 갱신하였으나 나머지 사항은 현재와 크게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하십시오. |
※ <가나가와의 정경> 여행기는 간결체로 작성했습니다. 양해를 바랍니다.
#2017. 1. XX.
정경(情景) - 정서를 자아내는 흥취와 경치
① 시립도서관의 이방인
평화로운 어느 날의 오후, 필자는 가방을 맨 채 시내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날 찾은 아츠기 시티 프라자(厚木シティプラザ)에는 여러 시설들이 밀집해 있었다.
- 가나가와공과대학 아츠기시 어린이 과학관(神奈川工科大学 厚木市子ども科学館)
- 아츠기시 노인복지센터 <쥬소>(厚木市老人福祉センター寿荘)
- 아츠기시립 중앙도서관(厚木市立中央図書館)
승강기를 타고 중앙도서관에 들어가, 열람실에 앉아 교재를 꺼내 공부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좀 흐르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아주머니나 학생 등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것이, 이 도서관에 존재할리 없는 도서(한국어로 적힌 교재)를 보고 있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중앙도서관의 책장에는 꽤 많은 부수의 철도시각표가 비치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독서대에서 두꺼운 JTB의 철도시각표를 펼쳐놓고 필기하는 어르신을 볼 수 있었다.
홈페이지, 스마트폰 앱이 사용되는 디지털 시대에도 아직 종이로 된 시각표가 필요한 분들이 있구나 싶었다.
(물론 역에는 종이 시각표(A4용지)가 없는 게 기본이니 제공을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다)
② 외식과 굴절
어느 날, 외식을 위해 시 외곽에 위치한 식당을 찾았다.
미소 라멘을 전문으로 한다는 <코바야시야 아츠기츠다마점>(小林屋 厚木妻田店).
퇴근시간대의 초입이라 그런지 식당 내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물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가 넓은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식당 입구 쪽에는 식권 자판기가 놓여있었다.
음료수 뽑아먹듯 메뉴를 선택하고 값을 치르면 작은 식권이 나오는데, 이걸 주방에 갖다주면 된다.
어떻게 보면 원시적인 키오스크인 셈인데,
요즘 식당에서 쓰는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게는 좋은 해법이지 않을까?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게 문제지만…
이후 미소 라멘('17년 당시 550엔)이 나왔다.
생각보다 국물이 진했고, 차슈는 씹을 때마다 녹는 듯한 식감으로 기억한다.
550엔이 아닌듯한 넘치는 양은 덤.
지금은 웬만한 라멘집들이 8천 원에서 1만 원 이상을 받고 있으니 이 또한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가게를 나오자 가나가와 중앙교통의 굴절버스가 보였다.
벤츠社에서 제작한 차량으로, <트윈 라이너>라는 애칭이 붙어 있었다.
가나가와 중앙교통의 버스는 주황색 바탕을 쓰고 있지만, 굴절버스는 붉은색이었다.
신호가 나자 트윈 라이너가 좌회전한 뒤 사라졌다.
혼아츠기역 앞에서는 본 적이 없으니 특정 선구에서만 운행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③ 드럭 스토어
또 다른 날.
드럭 스토어에 가기 위해 또다시 시내로 나왔다.
대부분의 도심에 설치된 신호기는 LED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곳의 신호기는 전구를 사용하고 있었다.
아주 어릴 적에나 보았던 방식을 해외에서 마주하니 기분이 묘했던 기억이 난다.
이 날 찾아간 곳은 핫쿠 드럭 아츠기나카쵸점(ハックドラッグ厚木中町店).
제일 유명한 마츠모토 키요시(マツモトキヨシ)는 역을 오가며 갔기에 그냥 '아무 데나' 간 것에 가까웠다.
메모장에 적힌 한국어를 보고 일본어로 적힌 상품을 찾아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잘 헤쳐나갔다.
④ 지역부흥
아츠기는 유명한 관광도시가 아니다.
유명한 것이라 해봐야 온천(료칸)이나 지역 축제 정도가 끝이랄까.
외국인 입장에서 아츠기 츄오도리(중앙거리, 中央通り)에 걸린 환영 간판이 다가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이전에 찾아간 나나사와 삼림공원에도 영어가 일절 없었다.
버스도 그에 비례해서 처참한 곳도 있었다.
1개 노선 1일 1회의 운행 편수를 자랑하는 가나가와 중앙교통의 츄오도리 정거장.
물론 다른 곳도 있지만 이 정류장만 농어촌버스에 견줄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한 손 가득 쇼핑한 것들을 들고 역으로 돌아가는 길은 가벼웠다.
⑤ 좌우가 달라도 달린다
또 다른 날.
타지에서 저녁을 먹고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달린 적이 있었다.
한국과 좌우가 바뀌었을 뿐인 어둠 위의 하얗고 빨간 복선(伏線)…
라디오 소리로 가득 찬 작은 자동차 안에서 가끔 내비게이션이 말동무가 되어주곤 했다.
이제 와서 정리해 보니 밖에 내놓을만한 좋은 사진이 많이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프라이버시 관련 이슈에서 자유로운 사진에 한하면)
다음부터는 조금 더 주변을 돌아보고, 기억이 파편이 되지 않도록 기록해놓는 게 좋을 것 같다.
20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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