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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순간의기록/2017~2024년

[2017 중앙선] #8 무궁화호 특실로 떠나는 철도야행 (完)

by wMiraew 2026. 4. 22.

폐쇄를 앞둔 중앙선 제천역사 (자료사진)

전 편에 이어서…
제천 보령식당에서 떡만두국을 배불리 먹고 중앙선 제천역에 되돌아왔습니다.

이제 슬슬 서울로 돌아갈 채비를 해야지요.

 

 

 

 

2017년 10월 당시 제천역의 열차시간표

저녁 시간대인 것도 있어서 제천역 맞이방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열치시간표를 보면 대다수의 열차가 무궁화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KTX-이음이나 ITX-마음에 자리를 많이 내어준 지금과는 다르네요.
그리고 충북종단열차나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 정선아리랑열차(A-Train)의 시간표는 따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당시 열차출발(도착)안내기. 관광열차 복편과 여러 무궁화호가 보인다

열차출발(도착)안내기도 사진으로 담아 두었습니다.
한글 표기 출발안내 사진이 날아간 게 아쉽군요.


중부내륙순환열차와 정선아리랑열차는 서울 방면 복편이 운행하고 있고,

제천역에 종착하는 평일 운행 무궁화호(1625열차)도 보입니다.

이날 복편으로 탄 열차는 안동 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1608열차로, 특실을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이미 9분 지연 운행 중이었습니다.
그 앞에 19분이나 지연된 정동진 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1640열차도 특실이 연결된 열차이지만,

특실 자리가 매진이라서 다음 열차로 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천역에서 30분을 더 머문 후 오후 7시가 넘어서야 출발하게 되었지만요.

 

 

 

제천역의 달대식 역명판과 3번 홈에서 대기 중인 충북선 무궁화호

당시 열차가 3, 4번 홈에 주로 와서 거기로 갔습니다.
지금과 승강장 배치가 조금 다른데, 3번과 4번 홈은 태백선용 승강장입니다.
전 역이 입석(리)로 되어있는 부분에서 알 수 있습니다.

중앙선 복선전철화 공사와 제천역사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승강장 배치가 몇 번 바뀌었습니다.
특히 1번 홈은 방수포를 덮은 임시 지붕까지 올려졌다가 지금은 말끔한 지붕이 올라가 충북선 전용 승강장이 되어 있습니다.

(위 열차출발안내기를 보면 당시에는 출도착열차가 썼음을 알 수 있다)

 

 

 

3번 홈에서 대기 중인 충북선 무궁화호 1714열차

3번 홈에서는 제천 발 대전행 무궁화호 1714열차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8200호대 전기기관차와 객차 4량 구성으로, 객실 리모델링 공사 전이라 지금과 인상이 살짝 다릅니다.

열차종별 구분 없이 호차번호만 있는 호차표지도 그립습니다.

 

 

당시 무궁화호 1714열차에 걸린 행선판 (좌측: 리미트디자인 객차 / 우측: 무궁화호 장대형 객차)

행선판도 사진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제작 시기에 따라 미묘하게 디자인이 다른 점이 바로 보이네요.

 

 

 

충북선 무궁화호가 떠나고 조용해진 중앙선 제천역 승강장

충북선 무궁화호가 떠나가자 승강장이 썰렁해졌습니다.


왼쪽 태백선 선로에 교행을 기다리는 화물열차가 서 있었고,

사진에 안 보이지만 오른쪽에는 제천차량사업소에서 한창 기중기 기동 작업을 하고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동진 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1640열차의 행선판

이윽고 20분이나 지연되어 정동진 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1640열차가 도착했습니다.
이것도 영상으로 남아있었으나 날아간 자료에 포함되어 있네요…

다행히 한 번 덧댄듯한 행선판 사진은 온전합니다.
촬영한지 약 1개월 후에 경강선이 개통하면서 무궁화호가 신 강릉역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다시 강릉착발로 덧대어진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가공전차선 너머로 비추는 달

태백선 무궁화호가 떠나가고 다시 고요함이 남았습니다.
가공전차선 너머로 비추는 달은 마치 거품에 덮여있는 듯했습니다.

 

 

 

콘크리트로 올린 태백선 제천역 승강장

당시 제천역에는 2종류의 승강장 지붕이 있었습니다.
콘크리트로 올린 지붕과, 폐궤도와 철판으로 올린 지붕이 있었지요.

중후한 철도청의 향수가 나는 구조물이었는데, 복선전철화와 함께 철거되어 중앙선에서 볼 수 없게 된 점은 아쉽네요.

 

 

 

[철도영상] 옛 중앙선 제천역 승강장의 무궁화호 1608열차ㅣ무궁화호 특실 연결 (2017.10)

제천역에 도착하는 안동 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1608열차

이윽고 안동 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1608열차가 도착했습니다.
8241호 전기기관차가 6량의 객차를 끌고 제천역에 왔었습니다.

 

 

 

1호차에 연결된 해태중공업 특실 객차

당시 1호차에는 해태중공업 특실 객차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 시절 중앙선과 태백선 무궁화호 1호차에는 이 해태중공업 특실 객차나

새마을호 격하형 특실 객차(장대형)가 연결되어 국내 최후의 무궁화호 특실로 운영되었습니다.


그러다 2018년 12월 28일 시간표 개정으로 무궁화호 특실이 폐지되면서 원래 목적을 잃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그냥 일반실로 운영되었는데, 일반실 운임으로 특실 좌석을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생겨서

당시 승차권 예발매 때 제일 먼저 매진되는 호차가 되었습니다.

요금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에 궁핍(?)했던 학창 시절에도 이따금씩 특실을 이용했습니다.
그러다 일반실로 격하당하자 거의 매번 1호차로만 구매할 정도가 되었네요.

이번 여행기는 이 해태중공업 특실 객차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11277호 객차의 통로. 양쪽에 화장실이 있다

이날 승차한 무궁화호 해태중공업 특실 객차는 11277호였습니다.
1998년 해태중공업에서 제작한 객차로 무궁화장대형특실로 구분되었습니다.

당시 무궁화호 장대형 객차의 설계를 준용했던지라 화장실이나 소변기, 세면대나

과거 공중전화가 배치된 공간은 기존 차량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객실 통로가 창문 없는 슬라이딩식 도어로 바뀌어서 구분감을 주는 듯했습니다.

실제로 특실 운영 시에는 안내방송으로 일반실과 입석 승객은 특실 객차에 들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었습니다.

 

 

 

특실 내부. 마치 새마을호 같은 푹신한 좌석이 특징적

특실 내부입니다.
겉으로만 보면 당시 운용하던 후기형 장대형 객차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바닥 도색과 커튼, 좌석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실 좌석은 새마을호 일반실과 준하는 안락감을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종아리 받침대가 1량(11275)을 제외한 전 차량에 없었고 발 받침대는 고정형이었습니다.
거기에 좌석 간격이 새마을호 격하형 특실 대비 좁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새마을호 격하형 특실 객차를 선호했으나,

그 간 수백 번 중앙선을 이용하면서 해태중공업 특실 객차가 더 많이 왔었습니다.
다행히(?) 마지막 특실 운행 때에는 새마을호 격하형 특실이 와주었습니다.

 

 

 

한국철도 패찰과 화장실 재실등이 보이는 시선

좌석에 앉으면 이런 느낌입니다.
해태중공업이 적힌 한국철도 패찰과 화장실 재실등이 보이는군요.

그러나 2020년 경 리모델링 과정에서 한국철도 패찰이 사라지고 벽 도색도 바뀌었습니다.

 

 

 

당시 제천역 내 승차권 자동발매기에서 구입한 승차권.

당시 제천역 MS 승차권 자동발매기에서 구입한 승차권입니다.
객실종별이 (특실)로 적혀 있고, 운임요금이 일반실보다 조금 비싸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운임 9,200원 + 요금 1,700원 = 운임요금(영수액) 10,900원)

 

 

 

말년에 가서는 작동하는 게 드물었던 독서등

사진에 없지만 접이식 선반과 독서등도 그럭저럭 잘 작동되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시대가 오면서 독서등의 사용 비중이 적어졌을 것 같기는 하네요.

그걸 증명하듯 말년에 가서는 불이 안 들어오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1호차 호차표지와 객차번호 표지

도중에 화장실에 들렀을 때 1호차 표지와 함께 또 담아 두었습니다.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다

덜컹거리는 차창 밖은 진작에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만종역을 지나 복선전철 구간에 들어가자, 어두운 창밖을 흐르는 빛의 물결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습니다.

촬영 기록이 여기서 끊기는 걸 보면 아마 사색에 잠기다 잠에도 잠긴 게 아닐까 싶습니다.

 

 

 

[철도영상] 무궁화호 특실을 타고 청량리로ㅣ철도야행ㅣ1608열차 (2017.10)

당시 촬영한 영상을 모았습니다.

 

 

 


청량리역 도착 직후의 무궁화호 해태중공업 특실 객차

몇 시간이 흐르고, 중앙선 청량리역에 도착했습니다.
객차에서 내려서 다시 보니 기존 객차들과 비슷해 보이는 인상이 더 도드라지네요.

 

 

 

그리운 중앙선 무궁화호의 종착 풍경

중앙선 무궁화호의 막전차인 것도 있어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열차에서 내렸던 것 같습니다.
그대로 전동열차를 타고 돌아갈까 하다가, 중앙선 야간열차 출발시각이 얼마 남지 않았길래 조금 더 있기로 했습니다.

 

 

 

한창 개량 공사 중인 중앙선 청량리역 승강장

당시 경강선(강릉선) KTX 개업을 앞두고 청량리역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일반열차가 주로 사용하는 7, 8번 홈에는 얇은 승강장 이정표와 달대식 역명판, 호차위치 표지가 새로 설치되고 있었네요.

이중 달대식 역명판은 2020년대 초중반에 바로 철거해 버렸으니 꽤나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8번 홈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청량리 발 부전행 무궁화호 1623열차

8번 홈에는 중앙선 야간열차인 청량리 발 부전행 무궁화호 1623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청량리역을 21시 13분에 출발해, 부전역에 다음 날 04시 11분에 도착하니 약 6시간 58분에 걸쳐 달리는 셈입니다.

자정을 넘겨 전차선 단전 시간대에도 운행하는 열차이니 디젤전기기관차가 전 구간을 견인합니다.
근데 뜬금없이 정선아리랑열차 전용도색을 한 발전차가 연결되어 있네요.

 

 

 

[철도영상] 청량리의 중앙선 야간열차와 통근열차 입환ㅣ1623열차 (2017.10)

청량리역을 떠나는 무궁화호 1623열차. 옆에 입환 중인 통근열차가 보인다

무슨 일 때문인지 무궁화호 1623열차는 정시보다 1분가량 늦게 청량리역을 떠나갔습니다.

떠나가는 객차 옆으로 청량리차량사업소 구내에서 입환 중인 통근열차가 보입니다.
다른 여행기에서 언급했듯 청량리차량사업소에서 주박하기 때문에 이동하는 것 같네요.

 

 

 

무궁화호 객차가 모여든 중앙선 청량리역 구내 선로

통근열차의 디젤엔진음과 매연이 객차 너머로 넘실넘실 넘어올 때 승강장을 벗어났습니다.
막차 시간대라 그런지 운행을 마친 객차들이 여럿 모여 있었네요.

 

 

막차 시간대의 열차출발안내기. 태백선 야간열차(1641)가 보인다

맞이방에 올라와보니 ITX-청춘과 태백선 야간열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태백선 야간열차가 정동진 종착으로 잘렸을 때에는 무려 새벽 3시대에 연계버스를 운영했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새벽 3시에 연계버스를 운영하는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후 경의중앙선 전동열차를 타고 귀가했습니다.

 

 

 


많은 추억과 피로를 안고 끝난 여행 (사진 : 경의중앙선의 열차출발안내기)

여기까지 [2017 중앙선] 여행기를 보셨습니다.

지하철 첫 차로 도착한 청량리역, 열차카페를 타고 구불구불 돌아간 단선의 중앙선,

그리운 영주와 풍기의 정경, 901호 증기기관차, 충북종단열차, 제천역의 밤까지…
정말 내실 있었던 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보고 경험했던 것들 중 절반 가까이 복선전철화로 밀려났으니 다시 그러기는 힘들겠죠.
그러나 중앙선 철길 옆에는 여전히 보고 경험할 것들이 있습니다.
태백선, 영동선, 경북선이 있고, 그 연선에 남아있는 풍경과 바뀐 풍경들이 있습니다.

아마 무궁화호가 퇴역한 후에도 중앙선을 이용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감사합니다.


 

 

2026.04.22.
ⓒ2026, Mirae(wmira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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