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편에 이어서…
중앙선 풍기역에서 충북종단열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가 저물어가는 풍기역의 1번 승강장(홈)은 점점 어두워져만 갔습니다.
옆 2번 홈에서 옮겨온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의 열차정지목표가 보이네요.
역 광장에서는 축제 기간인지는 몰라도 어르신들이 트로트를 부르고 있어서, 승강장 안으로 노랫가락이 흘러 들어왔습니다.

이윽고 영주 발 동대구행 임시무궁화호 4304열차, 충북종단열차가 도착했습니다.
충청북도의 도비를 지원받아 운행되는 임시열차의 탈을 쓴 정기열차로
영주역과 제천역, 대전역, 동대구역을 일 4편으로 잇습니다.
이 열차를 타고 충북선 계통의 시종점인 제천역까지 갑니다.

충북종단열차는 일반적인 무궁화호와 같이 예발매, 열차 운행 및 취급을 하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충청북도 도비를 지원받아 운행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임시열차 열번(4000번대)을 받았지만요.


철도청의 향기가 나는 좌석번호 표지와 2017년 즈음에 양식이 바뀐 영수증식 승차권으로 승차 인증을 합니다.
지금은 좌석번호 표지를 짙은 회색 바탕으로 교체했고,
영수증식 승차권도 양식이 조금 변화했으니 둘 다 볼 수 없게 된 풍경인 것 같네요.
(특히 신형자동발매기(ATIM) 사양은 창구 단말기와도 달라졌다)

제천을 향해 가는 도중에 중앙선 희방사역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시각표상 희방사역은 통과역이고,
죽령고개를 넘어 단성역에서 청량리 발 영주행 ITX-새마을 1077열차와 교행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1077열차가 지연되었기 때문에 희방사역에 정차해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단선철도 노선에서 교행열차 지연으로 대피역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윽고 ITX-새마을 1077열차가 통과했습니다.
역사 내에 있던 소그룹 여행객이 역사 밖에 나와 잠시 교행을 찍는 장면도 렌즈에 함께 담겼습니다.

원래 대피역이었던 단성역을 그대로 통과해 중앙선 단양역에 정차했습니다.
임시로 세워둔 역명판 뒤쪽으로 승강장 골조가 세워지는 모습이 보이네요.
복선전철화 과정에서 임시 승강장이 세워진 단양역과 풍기역에 위와 같이
당시 한국철도공사 C.I 규정에 맞지 않는 역명판에 세워졌습니다.
물론 승강장이 준공되자마자 치워졌지만요.

단양역에서는 청량리 발 안동행 무궁화호 1607열차와 교행했습니다.
8216호 전기기관차와 객차 6량 편성이었습니다.
희방사역과 단양역에서 교행 후 떠나가는 장면을 따로 떼서 모은 영상입니다.
특히 1607열차는 단양역이 정차역으로 여객 취급을 하는 장면까지 남았네요.
단양역 발차 후 지나가는 초록색 단양철교도 추억입니다.

건널목이 있는 임시 승강장을 벗어나자 현장 안전통로로 사용되고 있는 수직구가 보입니다.
후일 이곳에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을 설치해 통로로 사용하게 되는데, 당시 서원주역과 함께 볼 수 있었던 수직구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서원주역 쪽 공사가 제일 늦었는데, 거기서는 녹슨 덮개로 덮인 수직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단양역 구내를 지나면 곧장 단양철교를 지나게 됩니다.
현재 KTX-이음도 지나는 단양철교와 달리 구 철교는 초록색 도장의 철교로 강렬한 이음매음이 특징이었습니다.
철교를 건너서 터널 하나를 지나면 또 있는 철교도 초록색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후 도담역을 통과해 복선전철 구간으로 들어갔습니다.
도담역 구내에 아시아시멘트 소속 입환기가 양회조차를 입환하는 모습과
구내 이동 중인 철도공사 소속 GT26CW-2 디젤전기기관차가 보입니다.
도담역은 예나 지금이나 시멘트를 싣기 위해 기다리는 양회조차와 유개화차,
그리고 무연탄을 싣거나 내린 후의 무개조차가 가득한 풍경이 제일 익숙합니다.
그런 도담역도 중앙선이 준고속철도로 바뀔 때 구내 선로가 개량되는 걸 피하지 못했습니다.





충북종단열차는 중앙선 복선전철 구간을 빠르게 지나 곧 제천역에 접근했습니다.
대피를 위해 구내에 정차 중인 양회조차 너머로 오래된 화물 승강장 지붕이 보이네요.
철도청 시기부터 제천역 화물 승강장을 지키고 있었지만 그 역시 복선전철화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충북종단열차와 작별했습니다.
충북종단열차는 약 2분간 머무른 후 곧장 충북선을 향해 떠나갔습니다.
열차가 떠난 승강장 너머로 푸른 저녁 하늘이 맞이해 주었네요.
당시 제천역 승강장의 연결통로에는 계단밖에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거의 삼각형에 가까운 입구가 특징적이었습니다.
(물론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충북종단열차가 풍기역에 도착하고, 두 번이나 교행하고, 제천역에 출발해 떠나보내는 장면까지 하나로 모았습니다.
복선전철화 이전까지만 해도 당연했던 풍경이었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여러모로 그리운 장면이 한가득입니다.

중앙선 제천역에 도착했습니다.
1941년 9월에 개업한 명실상부 충청북도의 주요 교통 요충지 중 하나이자 한국철도공사 충북본부 소재역입니다.
이 역에서 중앙선과 태백선이 분기하고, 봉양역을 거쳐 이어지는 충북선 계통의 시종착역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당시 역사는 1971년에 준공된 것으로, 이 사진을 촬영한지 불과 1개월에 즈음해 임시역사로 이전함에 따라 철거되었습니다.
역사 앞에 있는 회색 가설건물이 바로 임시역사입니다.
그 유명한 가락국수집은 없어졌지만 스토리웨이가 있었고, 외벽에 주요 5대 관광벨트 관광열차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들 중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와 정선아리랑열차(A-Train)가 지나는 역이었네요.

제천역사 옆으로 가면 제천역 승강장 끝머리와 함께 제천차량사업소 구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제천차량에도 상당한 량수의 8000호대 전기기관차가 마지막 때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망실된 사진에 포함되어 있네요.
그나마 구내에 유치 중인 무궁화호 장대형 객차의 끝머리가 남았습니다.
이렇게 충북종단열차를 타고 지금은 사라진 풍경이 가득한 제천역으로 왔습니다.
다음 여행기는 제천역 앞 역전시장에서 저녁을 먹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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