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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경의선 전동열차를 타고 경의선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옛 서울역사(문화역서울284)는 1925년 9월에 준공된 것으로 2003년 12월 31일까지 철도역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004년 1월 1일, 현재의 서울역 민자역사로 역무 기능을 옮기고 장기간 폐쇄되어 있다가…
2009년 정부 예산으로 복원에 착수해 2012년 4월 준공되어 현재에 이릅니다.
그렇지만 현재도 경의선 서울역의 일부에 들어있어 어쩌면 철도역사의 기능을 일부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지난 2025년 9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옛 서울역 준공 100주년을 기념하여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기념전시 <백년과 하루 : 기억과 상상으로>가 개최되었습니다.
문화역서울284 전시에 관여했던 문화 재단이 여럿 참여했지만,
전시 성격상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유통 등 철도유관기관도 전시에 협력했습니다.
실제로 역사 부분(챕터 1)은 철도박물관장께서 감수에 참여하였습니다.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되었던 전시들이 그렇듯 관람료가 없는 무료 전시로 열렸습니다.
| ●옛 서울역 준공 100주년 기념전시 <백년과 하루 : 기억에서 상상으로> ● * 개최일시 - 2025.09.30 ~ 11.30 * 개최장소 - 서울특별시 중구 통일로 1, 문화역서울284 外 *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유통 등 협력) *관람료 - 무료 |


옛 서울역사 중앙홀 내부로 들어왔습니다.
웅장한 규모의 중앙홀 가운데에는 전시물과 미디어 아트가 있습니다.
전시 끝물에 이른 시간에 와서 그런지 관람객들이 비교적 많지 않았지만, 관람을 끝나고 나올 즈음에는 제법 북적북적 거렸습니다.

안내데스크로 바뀌어버린 옛 매표소에는 여객운임표와 접점민원신고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여기서 팸플릿을 배부하고, 한국철도공사 정모 하나를 배치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 모양새입니다.
여객운임표는 호남선으로 해놓았는데 고증에 맞추어(?) 익산역을 이리역으로 표기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기획전시 <백년과 하루는> 문화역서울284 1, 2층과 커넥트 플레이스 서울역점(민자역사) 외부에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본 관람기에서는 문화역서울284 관람기를 2편으로 나누고, 커넥트 플레이스의 미디어 아트는 3편에 다루었습니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알차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중앙홀

다시 중앙홀 로비로 시선을 돌리면…
옛 서울역사를 구현한 미디어 아트와 전시물이 눈길을 끕니다.


중앙홀에는 2개의 전시대가 있습니다.
옛 철도 노선도 위에 그려진 다양한 기록의 흔적과 옛 서울역사의 유물들이 보입니다.
패널 밑에 형광등 내지 LED등을 넣어 빛나게 한 듯했습니다.



철도 노선도를 자세히 보면 철도청 로고는 물론 신문 기사와 간판 등 여러 물체에서 따온 것 같았습니다.
시간의 기록들이 철도 노선도를 따라 한데 모여 한반도를 구성하는 구조였습니다.
철도청 터널 로고와 철도청 문구는 어딘가의 편람이나 지침서 같은 곳에서 따온 것 같은 느낌이네요.



그 지도 위와 사이에는 옛 서울역사의 수장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여러 사료들이 있었지만 석유등(아마 전호등일지도)과 역장실 표지, 그리고 샹들리에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중앙홀 가운데에는 미디어 아트 하나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옛 서울역사를 중심으로 항공기나 애드벌룬, 철도차량 등이 지나다녀서 마치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킨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짧게나마 영상으로도 남겼습니다.
Chapter 1 - 엮어내는 기억
<김병호, 김수자, 박경근, 신미경, 이완, 이수경, 전혜주 작가 作>

Chapter 1은 <엮어내는 기억>이라는 소주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우측 3층 대합실부터 전시 행로가 시작되는데, 출입문 너머 대합실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각 파트를 소개하는 부분에는 전등을 켜놓아 관람객들이 읽을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대부분 배포되는 책자에도 적혀있는 내용이긴 하지만요…

어두운 3층 대합실에 들어가면 옛 서울역사 사진과 여러 수장품, 예술작품들이 맞이해주었습니다.
과거 수화물로 취급했다던 도자기는 아예 수송용 목재 박스 위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각 전시물 앞에는 서울역사 사진과 함께 소제목이 딸린 문장, 그리고 전시물 소개가 있었습니다.
서울역과 서울의 역사를 예술로 풀이한 만큼 소제목도 인상적이었는데 일부만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 1. 확산 / DIFFUSION
- 2. 기준 / AXIS
- 3. 경계 / BOUNDARY
- 4. 저항 / RESISTANCE
- 5. 이동 / MIGRATION
- 6. 구축 / CONSTRUCT
- 전환 / TRANSITION


특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시계탑이었습니다.
통상적인 시계탑과는 다르게 4면 모두가 시계로 채워져 있었는데, 시계 내지를 신문 기사로 채워 넣은 점이 특이했습니다.
신문 기사도 한국 현대사의 변곡점이나 서울의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담아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협력기관에 조선일보가 있어서 아마도 조선일보의 지면을 가져온 게 아닌가 싶기는 합니다.



다른 예술작품들도 각각의 특징점이 있어서 볼만했습니다.
옛 서울역사 사진 쪽에 걸려있는 K-2 소총은 위로 동작해서 사격할 수 있게 설정되어 있는듯하지만 보지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K-2 소총, 아카데미과학제 겠죠…?

3등 대합실 관람을 끝내면 다음 행로는 서측 복도입니다.
경의선 서울역사와 맞닿아 있는 곳으로 주황색 화살표가 보이네요.


서측 복도에는 서울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사진과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전 철도관련 전시 때처럼 복도 창가 쪽에 가벽을 세우고 사진과 해설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입구쪽에는 한국철도를 포함한 옛 서울역사의 약력이 적혀 있습니다.
제일 마지막 항목이 문화역서울284 개관이네요.
옛 서울역 준공 100주년 기념 전시인 만큼 역사에 대해 사진과 함께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철도역사에 나름 흥미를 갖고 있었던 터라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당연하겠지만 철도 창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철도의 효시는 경인선 노량진~인천 구간(1899년)이 다수설입니다.
그렇지만 같은 해에 개통한 경성전차(서울전차) 사진도 올려두었습니다.

그러나 경술국치와 을사늑약을 거쳐 대한제국의 철도는 모두 일본의 수중에 들어왔습니다.
다만 경인선부터 일본의 관여가 있었던 터라…
경인선 착공식 사진 부근에는 일제강점기 시기의 기차 시간표와 만철 노선도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반도를 틀어놓고 중국과 러시아 방향으로 향하게 그려놓아 대륙 진출의 거점으로 활용했음을 알 수 있지요.


현재의 옛 서울역사(당시 경성역사)는 1925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이번 전시(100주년)가 2025년에 열린 이유 중 하나가 되었죠.
국제철도에 걸맞은 규모와 외관으로 건축되어 이후 대륙철도의 거점역으로 역할을 했습니다.

그 밑에는 도쿄 발 베를린행 국제열차 승차권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부산과 하얼빈, 바르샤바가 경유지로 적혀있어 경부-경인선과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경유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25년에 남만주철도주식회사의 조선철도 위탁운영(1917~1925)이 끝나고 조선총독부 철도국이 경영권을 가져왔습니다.
경영권 회수 후 조선총독부 철도국은 관광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성철도호텔을 비롯한 철도호텔과 경주 불국사 등 조선 시대 명승을 유람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했습니다.
물론 옛 조선을 재조명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남산에 있던 조선신궁에서 바라본 경성시 전경 사진 밑에는 조선총독부 철도국에서 발행한 관광안내책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한편, 경성역사 2층에는 국내 최초의 양식 레스토랑인 「그릴」이 개점했습니다.
당시 카페와 함께 소위 '모던'의 상징으로서 근대식 서양 문화를 접할 수 있던 곳이었는데,
당연히 조선총독부 관료나 모던보이·걸이 주 손님이었습니다.
소설가 이상(1910~1937)의 소설 「날개」에서 주인공이 "돈이 없어 그릴에 가지 못했다"라고 처량하게 말할 정도면
당시 그릴의 가격대를 어림잡아볼 수 있을듯합니다.
그릴 사진 밑에는 남만주철도주식회사 문양이 새겨진 식기도 한 점 놓여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으로 우리 손에 철도가 되돌아왔으나…
한반도는 두 개로 쪼개졌고 결국 김일성에 의해 북한이 남침을 강행, 한국전쟁(1950~1953)이 발발했습니다.
당연히 서울역도 목표에 있어 승강장과 철도차량이 대파되고 역사 일부가 붕괴되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오른쪽 사진에는 군수화물을 적재한 군용열차와, 유개화차 위에 올라타는 피난객들 사진도 보입니다.

그 밑에는 미국의 주간지 <Saturday Review>(1977년 폐지) 1950년 7월 22일호가 놓여 있습니다.
개전 약 1개월 후에 발간된 주간지로 특별 섹션까지 마련해 한국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파시형 계열로 보이는 증기기관차와 무개화차에 피란민이 매달린 모 역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표지를 장식했습니다.
아래쪽에는 美 경제학자 울프 라데진스키(1899~1975)가 기고한 "아시아를 구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일까?"라는 칼럼과,
모던 라이브러리의 편집자인 베넷 세르프(1898~1971)가 기고한 "군대와 함께한 10일"이라는 칼럼도 보입니다.

전쟁은 휴전으로 일단 마무리되었고… 휴전 후 본격적으로 철도 재건이 시작되어
1950년 말에야 주요 시설의 복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 즈음에 경부선 최속달열차인 「재건호」가 등장하고 서울역 광장도 보수를 하였습니다.


경제발전에 힘입어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드는 이촌향도 현상이 일어남에 따라 서울역의 객화 취급량도 늘어났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57년에 서울역 남부역사, 1975년에 서울역 서부역사를 추가로 준공했습니다.


1974년 8월 15일에는 수도권 전철 1호선(서울지하철 종로선)이 개업해 지하철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후 마이카 시대가 열려 수송률을 분담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장거리 이동 수단으로서 전성기를 달려나갔습니다.

그 즈음에는 계수기와 일부기(승차권 검표기)가 놓여 있었습니다.
계수기는 승차인원을 수동으로 세어 기록하고자 배치된 역무용품 중 하나입니다.


1988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시기에도 서울역은 서울의 관문으로 여러 역할을 했습니다.
그 즈음에 철도박물관 서울역관이 개관하고, 선상통로가 증축되는 등 여러 변화를 맞았습니다.

옛 서울역사는 앞서 언급했듯 2003년 12월 31일까지 운영되었고, 2004년 1월 1일에 서울역 민자역사로 역할을 넘겨주었습니다.
2004년 4월 1일, 한국고속철도(KTX)가 개통하며 고속철도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 한국철도공사 출범도 서울역에서 이루어져 한국철도의 변혁을 지켜본 곳이 되었죠.


역사 전시는 한국고속철도의 국산화와 문화역서울284 개관 부분으로 마무리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옛 서울역사는 복원 공사를 거쳐 2012년 4월 문화역서울284로 부활했습니다.
2017년에는 서울역 서부역 폐쇄로 인해 경의선 전철의 출입구로서 일부 구간이 사용되고 있지요.
Chapter 2 - 이어지는 기억
국순당, 서울브루어리, 연남방앗간, 오아시스레코드, 오우르, 이스턴에디션, 팔도캬라멜, 박민준 작가 등

Chapter 2는 <이어지는 기억>이라는 소주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서측 복도를 따라 걸으면 나오는 1·2등 대합실로 전시 행로가 짜여 있습니다.


1·2등 대합실 내부에는 카페와 신문이 걸린 전시대가 놓여 있습니다.
서울(경성)역의 전신이었던 남대문역 시절부터 역사 내에 식당과 매점이 자리 잡고 있었지요.
그래서 여러 브랜드들이 돌아가면서 각 브랜드들의 역사와 굿즈, 상품을 선보이는 협업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당시 프로그램 일정표입니다.
정기 휴관일(월요일)을 기점으로 브랜드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합실에 놓인 좌석 양옆에는 서울역과 관련된 여러 신문 지면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지면을 안쪽에 넣고, 바깥쪽에 해설을 달아놓은 전시 기법이 꽤 인상적이네요.
지면은 전시 협력기관 리스트로 미루어보아 조선일보에서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겠네요.
조선일보는 일제 강점기 때에도 언론 활동을 했었으니까요.

1·2등 대합실의 출입문은 전시 행로를 제외하고는 모두 잠겨 있었습니다.
굳게 닫친 대합실의 출입문 너머로 아까 보았던 서울역의 역사가 보입니다.

그 옆 부인 대합실에는 여러 LP 음반과 악보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경성역 시절에도 양식당 「그릴」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고 하죠.
이 공간의 기획을 맡은 오아시스 레코드에서는 박민준 프로듀서 겸 DJ에게 큐레이션을 맡겨
옛 도시의 음악을 다시 꺼내왔습니다.
리스트를 자세히 보니 철도와 연관된 음악도 꽤나 있었습니다.

특히 가운데에 전시된 악보들은 누가 봐도 서울역을 노린듯했습니다.
철도나 서울역을 소재로 한 곡들을 선정한 점이 눈길을 끌었는데,
악보 표지를 보니 오아시스 레코드에서 소장하고 있던 것 같네요.

부인 대합실을 나오면 행로가 귀빈예비실과 계단으로 갈라집니다.
여기서 우선 계단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역대 최초로 일반 대중에게 옛 서울역사의 지하1층이 일부 공개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서양요리장을 비롯한 각종 시설이, 문화역서울284 개관 이후에는 사무실이나 기계실로 운용되는 곳입니다.
현역 시절에도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으나, 준공 100주년이라는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니 이정표와 포스터, 각종 조형(전시)물 등이 보입니다.

끝없는 통로를 따라 계속 나아갑니다.

행로 끝 쪽에는 현 서울역 승강장으로 향하는 출입문이 있습니다.
보안상 당연하겠지만 이중문 구조로 개량되었는데, 유리문에 지하 공간을 공개한 이유를 설명해놓았습니다.


문밖으로 나가면 다름 아닌 현 서울역 4번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옛 서울역사를 표현한 조형물도 세워두었네요.
다만 운임구역 안쪽인 관계로 승강장 쪽에 펜스를 치고, 펜스 너머로 가지 말 것을 알리는 안내문을 세웠습니다.

중앙홀 입구 쪽에서도 봤던 전시 개요를 여기서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입구 쪽에 있던 것과는 달리 포스터와 전시 소개, 전시구역 지도로만 이루어져 있고 백열등 모양의 전구를 켜놓았습니다.

4번 홈에는 엽서에 여러 색의 도장을 찍어서 옛 서울역사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각 도장에는 번호가 붙어있고, 선반 위쪽에 각 도장의 도안에 대한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엽서는 1인 당 1개를 사용할 수 있고, 안내원이 배치되어 있어 사용법을 모를 경우 안내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차례대로 다 찍으면 왼쪽과 같이 엣 서울역사 그림이 완성됩니다.
마지막 파트에는 날짜를 찍을 수 있는 도장도 있는데, 다이얼을 돌려 날짜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건 뒷면에 따로 찍어 두었습니다.(오른쪽)

서울역 4번홈 쪽에는 전시 동선이 없어서 다음 관람을 위해서는 다시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미지의 공간을 관람하니 기분이 좀 묘했던 기억이 나네요.
나머지 공간은 다음에 이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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