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편에 이어서…
경부선 대전역에 도착했습니다.

늘 그렇지만 연휴와 금토일, 출퇴근 시간대는 승차권 예매 전쟁이 일상입니다.
평소에는 승차열차를 포함해 일정을 짰는데, 이날은 석곡리 방문 때를 제외하면 큰 틀만 잡아놓은 상황이라서
돌아갈 열차를 예매하지 않았습니다.
대전역사로 들어가자마자 자동발매기로 갔지만 당연하다는 듯 입석까지 매진된 열차가 허다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좌석·입석승차권을 반환하기를 기다린 끝에 한자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전 여행의 종착역은 대전역·서대전역·대전종합터미널 등이 있지만…
대전역이라면 아무래도 성심당 대전역점으로 향하게 됩니다.
성심당의 대표 메뉴인 '튀김소보로'는 대전에서 돌아갈 때 선물로 사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성심당 본점에는 밀리지만, 대합실까지 뻗은 대전역점의 대기열도 만만찮았습니다.
튀김소보로&부추빵 전용 대기열이 따로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한편,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임산부 프리패스 대기열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성심당 대전역점에는 별도의 전시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빵의 원재료인 밀가루와 계란, 빵과 광고영상을 상영하는 TV 등을 전시했습니다.
밀가루는 성심당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과거 대전역점에는 도시통근형 디젤액압동차(CDC 디젤동차)의 내장재를 활용한 좌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간 부족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전부 철거되었습니다.

전시공간 벽면에는 성심당과 소제동 철도 보급창고 이야기를 소개한 표지도 붙어있습니다.
[2025春 대전] #7 통째로 옮겨간 철도청 대전지역사무소 보급창고 3호
전 편에 이어서… 소제동 철도관사촌을 떠나 대전역과 철도기관 공동사옥 앞을 그대로 지나갔습니다. 석곡리에 있을 때만 해도 날씨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대전으로 오니 종일 흐려서 아쉬움
wmiraew.tistory.com
'소제동 철도 보급창고'는 저번에 보았던 '철도청 대전지역사무소 보급창고'를 뜻합니다.
성심당은 대전역앞에서 성당 신부로부터 받은 밀가루 포대로 찐빵을 만든 것에서 시작되었기에,
현재까지 살아남은 한국전쟁 직후 대전역전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성심당 대전역점으로 들어오면 엄청난 양의 빵과 제빵소, 진열대가 보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튀김소보로&부추빵 전용 대기열과 일반 빵 대기열을 분리해놓아서,
전용 대기열로 들어오면 그야말로 '튀소 천국'을 볼 수 있습니다.

튀김소보로와 부추빵은 세트 상품으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구입할 수 있고 종이가방에 담겨 선물용으로 휴대하기 편한 세트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튀소만 들어있는 세트를 사는 게 무난하지만 가끔 고구마가 들어간 튀소 세트를 사기도 합니다.
튀소 세트를 구입해 빵의 도시의 철도역의 대합실로 향했습니다.

승강장으로 내려오니 조금 더운 공기가 몰려왔습니다.
때마침 서울 발 부산행 무궁화호 1309열차가 정차해있네요.


이날 일부러 충북선 무궁화호가 종착할 시간에 맞추어 승강장에 내려갔습니다.
이윽고 제천에서 온 무궁화호 1708열차가 대전역에 종착했습니다.
무궁화호 객차 4량이 발전차 없이 조성된 흔한 충북선 열차입니다.

주로 무궁화호를 견인하는 8200호대 전기기관차에는 객차전원공급장치(HEP)가 있습니다.
발전차의 기능을 대신하는 셈인데, 전원공급용 케이블을 사용해 연결하고 있습니다.


'동차'와 달리 객차편성 열차는 진행방향을 바꾸려면 기관차를 반대 방향으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객차와 기관차를 연결했던 공기관 및 케이블을 떼고, 기관차를 조금 움직여 객차에서 분리합니다.
이를 '해방작업'이라고 합니다.
| Q. 해방(解放)작업이란? → 기관차에 연결되어 있는 객화차를 필요에 의해 분리하는 작업. → 사고에 의한 '열차분리'나, 2개의 열차를 하나로 연결해 운전하는 '합병운전'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 반대의 연결(連結)작업과 합하여 해결(解決)작업으로도 부른다. |

객차에서 분리된 8226호 전기기관차는 진행방향을 바꾸기 위해 떠났습니다.
'무궁화호 1711열차'로서 대전역을 출발하기 전에 진행방향을 총 3번 바꾸게 됩니다.


8226호 전기기관차가 진행방향 앞쪽으로 향하기 위해 떠난 후, 무궁화호 객차는 홀로 남게 되었습니다.
발전차도 없으니 객차 주변은 고요함 그 자체였습니다.

원래 행선판은 양면으로 되어있어 각각의 행선지를 향하는 화살표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2016~17년 경부터 주요 노선에도 양방향 화살표를 사용하기 시작해서,
새로 인쇄해 붙이거나 화살표를 덧댄 행선판이 목격되었습니다.
물론 역사와 전통의(?) 수제 화살표는 몇 년이 지나도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 방향으로 간 후 객차 연결을 위해 다시 한번 진행방향을 바꾼 전기기관차가 다가왔습니다.
기관차 뒤편으로 KTX가 지나가 묘한 조화를 이루었네요.

전기기관차는 수송원의 전호에 맞추어 객차 바로 앞까지 다가온 후 연결했습니다.
물론 사진 속의 전호기(깃발) 대신 전호등이나 무전으로도 통신할 수 있지만…
규정에서 따로 강제하는 경우가 아니면 대게 편한 쪽을 택하는 것 같습니다.


객차와 기관차를 연결하고 공기관 및 케이블로 그 사이를 잇습니다.
이후 기관차를 다시 기동하고 객차에 제동용 공기와 전원을 공급하면 열차 방향을 바꾸는 작업이 끝납니다.
이를 '연결작업'이라고 합니다.
| Q. 연결(連結)작업이란? → 객화차를 필요에 의해 기관차에 연결하는 작업. → 2개의 열차를 하나로 연결해 운전하는 '합병운전'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 반대의 해방(解放)작업과 합하여 해결(解決)작업으로도 부른다. |


기관사가 마지막으로 방향을 바꾸기 전에 기관차 맨 앞쪽 차륜에 수용바퀴구름막이를 체결했습니다.
코레일 운전취급규정상, 경사가 있는 선로에는 내림막 방향으로 맨 앞 차량의 앞 차축 차륜부터 한쪽에 연속하여
2개 이상의 구름막이를 설치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반대편 승강장측 차륜에는 설치되지 않은 모습이 보입니다.
(운전취급규정 제87조)
한편, '수용바퀴구름막이'라는 명칭은 일본에서 유래된 '차륜지(車輪止)'를 한국철도공사에서 순화한 것입니다.
서울교통공사에서는 '바퀴굄목'으로 정하고 있고, 그냥 '구름막이'로 줄여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학계에서 명칭을 하나로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수용바퀴구름막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료를 더 모으면 따로 알아볼 수 있을지도요…

하여튼 이러한 '해결작업'을 통해 열차 진행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이제 이 열차는 대전 발 제천행 무궁화호 1711열차로서 운행될 예정입니다.


충북선 무궁화호가 방향을 돌린 후에도 여러 열차가 지나갔습니다.
화물 3044열차는 약 2분 만에 승무교대를 마치고 대전역을 곧장 떠나는 속도를 보여주었네요.

자주 지나가는 KTX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소속이 있어도 여전히 KTX는 부담(?)스러워서,
퇴역이 머지않았다는 합리적인 이유와 개인적인 선호로 인해 여전히 무궁화호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과거 무궁화호로 통학한 기억도 있어서 무궁화호 모형은 발매되면 바로 예약할 정도입니다.

소위 보도자료의 국룰(?) 구도인 철도기관 공동사옥과 함께 한 컷 담아보았습니다.
보도자료에는 주로 KTX가 나오지만 이때는 충북선 무궁화호가 대신하고 있네요.

얼마 후, 이날의 목표 중 하나인 부산 발 서울행 무궁화호 1310열차가 대전역에 도착했습니다.
충북선 무궁화호와 똑같은 8200호대 전기기관차가 견인하고 있어서 나란히 있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네요.


무궁화호 1310열차의 앞쪽에는 '생활물류트레인'으로 불리우는 고속소화물차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과거 당일특급 우편 수송용 우편화차로 사용되던 16008호인데, 택배화차(?)로 용도가 바뀌었습니다.
고정으로 편성되는 열차는 우편화차 운용 시기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가끔 에코레일열차용 고속소화물차가 대신 편성될 때도 있기는 하지만요…

16008호 고속소화물차는 일단 '화차'이지만 뒤쪽에 무궁화호 객차가 있어서
주공기관과 제동관, 케이블이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생활물류트레인은 우편화차 시기와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소화물을 적재하는 내부는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도색을 제외한 외관상은 거의 같았습니다.


생활물류트레인은 롯데택배(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국철도공사의 협업으로 운행되는 화차입니다.
경부선 서울~부산 구간 특정 무궁화호 열차에만 연결되어 운행하고 있습니다.

경부선을 달리는 만큼 최고속도 150km/h에 대응하는 고속소화물차가 선택된 것 같습니다.
'화차'이지만 '97년식 이후 무궁화호 객차에 쓰이는 KT-23 대차를 사용해 무궁화호에 연결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고속소화물차 시기부터 사용되던 측등도 건재합니다.
부산 방면 열차로 운용할 때 고속소화물차는 맨 뒤에 편성되기에 뒤쪽에 붉은 등이 보입니다.

소화물운송 폐지 전에는 무궁화호 열차 앞뒤에 소화물차를 연결한 편성이 종종 보이고는 했습니다.
이후에는 관광열차에 편성하기 위해 고속소화물차를 개조한 화차나 V-Train이 전부였지만,
우편화차가 부활하면서 종류가 추가된 셈입니다.
무궁화호가 폐지되면 볼 수 없게 될 풍경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윽고 무궁화호 1310열차는 승객과 화물을 싣고 대전역을 떠나갔습니다.

이 정도로 성심당 대전역점과 무궁화호 해결작업, 그리고 고속소화물차를 보았습니다.
다음에는 고속소화물차보다 더 보기 힘든 열차로 만나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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