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2월 초.
캐리어를 질질 끌고 서울역 민자역사로 향했습니다.

서울역은 첫 막차 시간대를 빼면 항상 인파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저마다의 목적지로 향하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곳으로 한국철도의 역사와 함께 해왔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경부선 열차를 타러 왔겠지만 이날은 목적이 조금 달랐습니다.
서울역 공항철도 도심공항터미널.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해외로 향하는 관문 중 하나입니다.
2009년 인천국제공항철도 김포국제공항~서울역(2단계) 개통과 함께 개업한 도심공항으로,
광명역과 함께 국내에 존재하는 유이한 도심공항입니다.

공항철도 서울역은 도심공항 개설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직통열차와 일반열차 개찰구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직통열차 개찰구는 지하2층, 일반열차 개찰구는 지하3층에 위치해있습니다.
물론 승강장은 둘 다 지하7층에 있습니다.

도심공항터미널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왼편에 바로 보입니다.
아침이 아니라 그런지 생각보다 인파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도심공항을 이용하려면 우선 직통열차 승차권을 구입해야 합니다.
저번에 게시한 도심공항 관련 글에서도 언급했듯, 저는 실물 승차권을 선호하는 쪽이라 현장 발권을 선택했습니다.
도심공항터미널의 인파를 가늠해 열차를 선택하려는 의도와 승차권을 수집하려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승차권 예발매 절차는 도심공항 관련 글을 참고하시고… 승차권을 구입했습니다.
직통열차의 승차권발매기는 일반열차의 것과 외관상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직통열차는 신용카드 결제를 지원하고 승차권이 종이로 나온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구입한 직통열차 (지류)승차권은 위 이미지와 같습니다.
남용 방지를 위해 내용을 비틀어서 조금 이상하기는 합니다.
(직통열차는 9호차와 A4000번대 열차번호가 없다)
직통열차 지류 승차권은 하차역에서 회수하지 않기 때문에 항공권과 함께 기념으로 소장할 수 있습니다.

이제 탑승수속을 하러 갑니다.
탑승수속장 앞에는 게이트와 보안직원(가이드)가 지키고 있습니다.
직통열차 승차권에 표시된 QR코드는 여기서 첫 빛을 발하는데, 게이트 옆쪽 QR코드 스캐너에 갖다 대면 게이트 문이 열립니다.
그래서 도심공항 탑승수속장은 승차권 소지자 외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참고로 탑승수속장(체크인 카운터) 내부는 촬영 금지 구역입니다.
막상 들어와 보니 도심공항의 탑승수속(체크인) 카운터가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그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도 2, 3개가 전부였고, 이번에 이용한 에어서울은 단 하나뿐입니다.
하지만 대기 승객이 없어서 바로 다음 차례에 탑승수속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도심공항은 모바일 체크인이 제한되는 곳이라 예매 내역(메일)을 제출했습니다.
거기에 일반 공항과 달리 직통열차 승차권을 제시해야 했었고요.
[르포] 30일 운행 재개, 공항철도 직통열차 "이게 관문철도다" - 철도경제신문
[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오는 30일부터 공항철도 직통열차가 다시 달린다. 2020년 4월 코로나19로 인천국제공항 이용 수요가 급감하고, 입국객의 대중교통
www.redaily.co.kr
여기서 붙여진 위탁 수화물은 같은 직통열차에 적재되어,
인천공항 1/2터미널역에서 곧장 공항 수화물 처리 시스템을 거쳐 항공기로 향합니다.
그래서 보안 이슈로 수화물을 재검사하는 게 아닌 이상 여기서 떠나보낸 위탁 수화물은 목적지 공항에서나 재회할 수 있습니다.

탑승수속을 마쳤으면 이제 출국심사를 하러 갑니다.
출국심사장인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서울역출장소는 안내 데스크와 탑승수속장 사이에 있었습니다.
탑승수속장과 마찬가지로 인파가 조금 있던 편이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과 달리 심사 창구 개수가 적어서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참고로 여기에서도 직통열차 승차권을 보여줘야 합니다.

출국 수속까지 마친 항공권은 위와 같습니다.
항공권 한가운데에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습니다.
이 도장이 찍힌 항공권으로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전용 출구를 이용할 수 있지요.

이제 공항철도 직통열차를 타러 갑니다.
직통열차의 자동개찰구는 일반열차와 같은 스피드게이트식 개찰구를 사용하고 있지만,
직통열차를 상장하는 주황색으로 도색되어 시선을 끕니다.

게이트 위쪽에는 열차출발안내기가 걸려 있습니다.
공항철도에서는 여러모로 보기 드물게 출발시간과 열차번호를 모두 표기하고 있었습니다.
출발시각으로부터 30분 전부터 승강장으로 갈 수 있고, 출발 최소 3분 전까지 열차에 승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개집표를 생략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와 주식회사 SR에서는 보통 15분 전이나 10분 전으로 안내하고 있죠.


직통열차 승차권의 QR 코드는 여기서 진짜 목적을 발휘합니다.
개찰구의 QR코드 스캐너에 승차권의 QR 코드를 갖다 대면 게이트 문이 열립니다.
하차역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나가면 됩니다.

공항철도 서울역.
직통열차 승강장 곳곳에 식물 장식으로 인테리어를 해놓았는데 여러모로 참신했습니다.
직통열차 전용 승강장이라 일반열차 승강장과 다른 역명판을 사용합니다.
일반열차는 다음 역을 '공덕'으로 표시하지만, 직통열차는 '인천국제공항'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직통열차는 서울~인천공항1터미널 구간을 모두 통과하기에 철도거리표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로 철도거리표상 공항철도 서울역의 진 역명은 '서울'이다. 고객 편의를 위하여 '서울역'으로 안내할 뿐…)

구내 스크린도어(안전문)에 좌석번호가 적힌 주황색 호차표지가 붙어있는 점도 일반열차 승강장과 다릅니다.
공항철도 직통열차는 전 좌석 지정석이기 때문에 지정된 호차 및 좌석에 해당하는 승차위치에 서 있으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이윽고 서울역 12:10 출발 공항직통 A1019열차가 도착했습니다.
출국 심사장의 줄이 조금 길어 살짝 위험했지만 그래도 적당한 시간대에 공항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최소 2시간 전까지 공항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

공항철도 직통열차 내부입니다.
공항철도 1000호대 전동차는 직통열차용 전동차입니다.
일반열차와 달리 출입문이 1면당 2개(2도어)이고 도색이 달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한국철도공사의 'ITX 시리즈※'처럼 좌석 위 선반과 짐 보관대를 갖춘 것이 주된 특징입니다.
다만 화장실은 4호차(140X호)에만 있습니다.
(ITX-청춘, ITX-새마을, ITX-마음…)

직통열차의 좌석입니다.
대략 무궁화호와 ITX-새마을의 중간 정도의 안락감이 느껴집니다.
좌석을 눕힐 수 있고, 등받이 뒤편에 수납식 선반이 마련되어 있으나 충전은 안됩니다.

좌석 옆쪽 벽면에는 익숙한 디자인의 좌석표지가 붙어 있습니다.
이건 한국철도공사 산하 코레일공항철도㈜ 시절의 흔적이라도 봐야겠죠?
(공항철도㈜는 2009년 한국철도공사가 인수했다가 2015년에 다시 민간에 매각되었다)


LED 패널에서 모니터로 바뀐 차내 안내기와 익숙한 양식의 LCD 안내기도 눈길을 끕니다.
KTX의 차내 안내기 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고, 하단의 뉴스도 연합뉴스에서 제공하고 있어서
마치 한국철도공사 소속 전동차를 탄 것 같은 느낌을 자아냅니다.

출발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으므로 좌석에 앉았습니다.
설레는 해외여행의 시작, 그 프롤로그를 공항철도 직통열차에서 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좌석 등받이 쪽 포켓에는 항공기와 비슷한 느낌의 안내책자가 있습니다.
사실 KTX나 SRT의 매거진(잡지)에도 있는 내용이죠.
뒷면에는 공항철도 서울역에서 서울 지하철 1, 4호선으로 환승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공항철도 직통열차는 수도권 통합요금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 환승이 불가능합니다.
KTX, SRT, ITX-마음(새마을), 무궁화호 열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영문으로 된 이마트 이용안내 책자가 있습니다.
운행 도중 이마트 홍보 방송도 나오고, 승무원에게 요청하면 500mm 생수 1병(1인)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물론 생수는 이마트에서 협찬한 것입니다.

이제 차분히 열차 출발을 기다립니다.
조금 서둘렀지만 막상 열차 안에 들어오니 시간이 좀 남았더군요…
이윽고 서울역을 출발해 마곡철교와 영종대교를 건너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확실히 일반열차보다는 빨랐지만 역간 소요시간은 체감될 만큼의 차이가 없던 것 같기도 하고요…

약 50분 후…
인천공항 1터미널역에 도착했습니다.
이번에 이용한 에어서울은 1터미널 및 탑승동을 이용하는 항공사이기에 종착역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인천공항 2터미널 방면 1번 승강장은 일반열차와 직통열차가 함께 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 방면 2번 승강장은 1, 2호차 위치에서 승차할 수 없게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일반열차 구획으로 넘어와 위쪽으로 올라갑니다.
그날따라 천장으로 비춰오는 햇살이 강렬했습니다.

인천공항1터미널역도 일반열차용과 직통열차용 개찰구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들어오고 나가는 방법은 서울역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집표 처리가 된 승차권을 별도로 회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류(종이) 승차권이라면 기념으로 챙길 수도 있죠.

공항철도에서는 직통열차 승객 대상으로 무료 전동카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항철도 인천공항1터미널역과 출국장 사이의 거리가 조금 있어서 짐이 많다면 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단독 여행이어도 전동카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겠지만… 단체 여행객이 우선이겠죠?

이렇게 공항철도 직통열차로 떠난 여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확실히 오전 출발 편이 아니면 선택해 볼 만한 경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단점 아닌 단점이라면 공항에서 할 일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 있겠죠…
다음 편은 공항에서의 여정을 그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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