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편에 이어서…
영동선 분천역을 출발한 무궁화호 1681열차는 영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가는 도중에 여러 영동선 역들을 거쳐갔습니다.
그들 중 V-Train과 O-Train의 정차역이기도 한 춘양역은 새로 지은 역 같은 외관이었습니다.


영주를 향해 달려나가던 열차는 법전역에서 잠시 멈추어 섰습니다.
영동선은 단선이기 때문에 마주 오는 열차가 있으면 우선순위에 따라 멈춰 서야 했었죠.

이윽고 임시새마을호 4852열차가 비껴갔습니다.
사실은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인데, 서울로 향하는 복편 열차입니다.
당시 O-Train은 영동선과 태백선을 거쳐 크게 돌아가기에 총 소요시간이 7시간에 육박했습니다.


O-Train을 보낸 무궁화호는 계속 남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영동선은 수요 감소로 일찍이 여객영업을 중단한 역이 많습니다.
당시 춘양역과 영주역 사이에서 여객이 타고 내릴 수 있는 역은 봉화역이 유일했습니다.

태백산맥 너머로 사라지려는 태양…
"2014 내일로" 여정의 마지막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습니다.


열차카페에 있다가 선두 쪽으로 왔기에 차창 너머로 노을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옆에는 지축을 울리며 내달리는 디젤전기기관차(7410호)가 있었죠.

봉화역에 머물렀다 떠난 열차는 머지않아 문단역을 통과했습니다.
이제 영주여객 앞 북영주신호장만 지나면 영주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해가 저문 뒤에야 영주역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영주역에서 여정의 명운을 건 레이스를 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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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당시 영주역 승강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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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곳(승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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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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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행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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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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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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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용 승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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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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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선(경부선)·중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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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동대구·김천·점촌·예천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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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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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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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양평·원주·제천·풍기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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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선·동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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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정동진·동해·철암·봉화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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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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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동해선·대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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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동대구·경주·안동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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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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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충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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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대전·충주·제천 방면
(충북종단열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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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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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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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양평·원주·제천·풍기 방면
(ITX-새마을호) |
당시 영주역의 승강장은 이런 구조였습니다.
분천역에서 타고 온 무궁화호 1681열차는 당시 영주역 2번 홈에 17:00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환승해야 하는 무궁화호 4304열차는 당시 영주역 5번 홈에서 17:00에 출발했습니다.
즉, 2번 홈에서 5번 홈까지 거의 30초 내에 뛰어가야 환승이 가능했습니다.
1681열차가 지연되면 끝장이었지만 그 날은 기적에 가까운 정시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곧장 지하도로 내려가 2번 홈까지 달려간 끝에 환승에 성공했습니다.


가쁜 숨을 고르는 사이 무궁화호 4304열차(충북종단열차)는 제천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지금은 고가로 올려지고 사라진 중앙선의 블루 아워(Blue Hour)를 잠시 감상하다가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객실에 잠시 앉아 저녁의 푸른 기운이 가득한 차창 밖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그때 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4304열차는 제천역까지 승객이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제천역부터는 사정이 다른데 대전 방향으로 향하는 열차라 수요가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충북선 구간에서는 객차 통로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통로로 나와보니 어느새 눈발이 조금 쌓여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승객이 건너갔는지 발판에 발자국이 조금 남아있네요.

객차 안에 눈발이 쌓인 이유는 당시 객차용으로 사용된 UIC형 연결통로막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완전히 밀폐되는 구조는 아니라서 연결 면 사이로 눈발이 조금씩 흘러들어올 수밖에 없었죠.
이건 객차 통로문도 마찬가지라, 폭설이 내리는 날 무궁화·새마을호의 맨 뒤 칸으로 가보면
흡사 설국열차와 같은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맨 뒤쪽에 발전차가 연결되지 않아야 볼 수 있다)

오송역에 정차했을 때 여유가 있어 잠시 밖을 바라봤습니다.
의자와 선로에 눈이 조금 쌓여있어서 그 사이에 눈이 좀 내렸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송역 발차 후, 여객전무가 종이컵에 모래를 담아와 객차 연결부 통로에 모래를 뿌렸습니다.
방송실에 빗자루가 있을 리가 없으니 미끄러짐 사고를 막기 위한 미봉책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여객전무의 손에 들린 모래컵도 몇 초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신기한 장면을 본 뒤에 경부선 조치원역에 하차했습니다.
영동선에서 중앙선, 충북선을 거쳐 불과 몇 시간 안에 대각선으로 가로지른 셈이 되었습니다.

조치원역에서 충북종단열차를 떠나보냈습니다.
사실 충복종단열차는 충청북도의 보조금(세금)으로 운영하는 무궁화호 등급의 임시열차입니다.
연간 16억 원(2024년)의 도비가 충북종단열차 운행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도 정기적으로 매일 운행하는 열차 중 임시열차번호(4000번대)을 가진 유일한 열차입니다.
조치원역에 도착함으로써 "2014 내일로"의 여정은 마무리 수준에 들어갔습니다.
"2014 내일로"의 종착역인 영등포역을 향해 떠나는 여정은 다음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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