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의 끝이 다가오던 어느 겨울날…
지인들과 메신저로 이야기하다가 내일로를 가자는 말이 나와서 여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약 2주 뒤, 집결지인 청량리역으로 향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경의중앙선 직결운행 개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경의선의 풍경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습니다.
효창공원역과 야당역이 없는 이 노선도도 미리 붙여져 있었죠.
하지만 디엠시역의 "경의선 갈아타는 곳" 표지는 건재했습니다.
그 디엠시역에서 열차를 떠나보내는 도중…
지금도 내일로 패스로 수도권 전철을 이용할 수 없으니 당연히 콘셉트 사진입니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는지라 미리 내일로 패스권을 구매해 놓았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출발한 것도 있어 경로를 뱅글뱅글 돌렸습니다.
우선, 공항철도를 타고 홍대입구역에 가서 2호선으로 환승했습니다.
연말의 초만원 전동차는 후덥지근했고 손잡이에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혼잡했었습니다.
인파 너머로 겨우내 당산철교 바깥의 풍경을 볼 수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인파로 가득한 신도림역에 도착했습니다.
스마트폰이 완전 보편화되었던 시기는 아니라 지금과는 풍경이 조금 다릅니다.
수도권 전철 1호선도 경인선 특급전동열차나 신창착발 급행열차가 등장하기 전이라 다릅니다.
그렇지만 복잡하고 열기가 올라오는 퇴근길 풍경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별 차이는 없더군요…
승강장 위로 올라오니 이미 동인천급행 K1123열차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전동차가 멈춰 서자, 한시라도 빨리 집에 가려는 사람들이 재빠르게 전동차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죠.
예나 지금이나 경인선은 참 붐비는 곳입니다.
코레일 소속의 저항제어 전동차는 종로선에서 차량 고장 사고가 일어난 뒤, 모두 경인급행 계통으로 이동해
경인선은 저항제어 전동차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노선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경인선은 폐차를 앞두거나 소위 '길들이기'가 필요한 차량 등이 자주 투입되고 있습니다.
치열한 인생의 장면도 되돌아보면 그리운 풍경으로 기억되는 건 필연적일까요?
코레일 소속 저항제어 전동차가 전멸한 지금 생각해 보면 얼추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윽고 용산 방면으로 용산급행 K1424열차가 들어왔습니다.
분명 급행전동열차이지만, 구로역에서 출발한 열차라 모든 역에 서는 게 아이러니할 뿐입니다.
이 열차를 타고 영등포역으로 향했습니다.
이때 탔던 저항제어 전동차는 뜻밖에도 "중저항(중기형)"의 초기형(5차분)입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과 수송량 증강에 대비하기 위해 처음 도입된 형식으로 출입문의 큰 창문이 특징이죠.
이때까지만 해도 운이 따라준다면 볼 수 있었지만, 노후화로 폐차되면서 말년에는 후기형(6차분)만 남았습니다.
영등포역에 도착했습니다.
내일로 패스의 유효기간이 이날부터라 이 역에서 일반열차를 타기로 합니다.
내일로 패스와 함께라면 기본운임이 4,800원인 새마을호를 1개 역만 타는 호사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날 승차했던 열차는 장항선 새마을호 제1160열차입니다만...
새마을호가 퇴역하던 2018년과 달리 용산역에 18시경에 도착합니다.
2015년을 즈음해 왕복 4편(1161~4열차)이 감축된 영향이었죠.
용산역 종착 직후 촬영한 유선형 새마을호 객차의 역명판.
지금도 이 행선판은 여러 커스텀(?)을 거쳐 잘 쓰이고 있습니다.
반대편을 보니 옛 수도권철도차량정비창 시기에 사용된 경정비고와 일부 시설물이 남아 있었습니다.
코레일의 눈물이 담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시작되었음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요.
하지만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출입구 및 주차장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모두 철거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슬슬 청량리역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경원선"(중앙선) 용산역 쪽으로 넘어왔습니다.
경의중앙선 직결 전이라 전 역이 없고, 2번 홈이 당역 종착으로 남아있는 풍경을 렌즈에 담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때 중앙선의 안전문(스크린도어, PSD)은 한 쪽 밖에 없었네요.
이윽고 춘천행 ITX-청춘 2079열차가 들어왔습니다.
강렬한 LED 라이트에 그만 카메라가 눈을 버리고(?) 말았네요.
이 열차를 타고 최종 집결지인 청량리역을 향해 떠났습니다.
원래 내일로 패스로는 ITX-청춘을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하계 내일로부터 ITX-청춘의 자유석/입석 승차가 허용되면서 한결 편해졌습니다.
내일로 패스 만으로 용산역에서 청량리역으로 갈 방법이 없었지만, ITX-청춘으로 갈 수 있게 되었죠.
또한 춘천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어느 정도 기여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물론 내일로 출발지가 수도권이 아니고, 목적지가 수도권인 분들에 한하여)
이후 청량리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인과 만나는 것으로 짧은 유람은 막을 내렸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유명한 '중앙선 무궁화호 1623열차' 여행기로 찾아뵙겠네요.
감사합니다.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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