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으로 잠시 전대 비문의 휴업 사건의 배경을 잠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지난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는 꽤나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선포 당일~해제까지 카톡이 시끄러웠는데, 다음 날 출근했을 때에는
점심 식탁에 계엄과 탄핵이 반찬으로 올라갈 정도로 종일 화제였습니다.
결국 중앙선에서 돌아오던 날(12월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다음 해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이 비상계엄 선포를 위헌으로 판단하고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함으로서
그의 정치 생명은 그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탄핵을 전후해 대통령 관저가 있는 한남동과 광화문, 강남 일대에서는 연일 탄핵 찬반 집회가 개최되어
교통통제가 이루어졌습니다.
계엄 전부터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본가와 숙소를 오갔는데,
하필 한남동 일대 도로를 탄핵 찬반 집회가 반씩 나누어 쓰는 바람에 도로가 1~2차선으로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우회하지 않는 노선으로 바꾸었지만 기어가는 건 똑같았습니다.
(광화문에서도 예배를 빙자한 시위를 하는 바람에 광화문에서 광역버스를 못타는 촌극이…)
이렇게 엄청난 인파가 거리로, 광장으로 나옴에 따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인파 밀집과 관련한 안전대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2025년 1월 19일에는 폭도들이 법원을 습격하는 전대비문의 서울서부지방법원 점거 폭동이 일어나
폭력 시위가 우려되던 상황이기도 했죠.
안국(3)역 - 휴업 고시

그래서 서울교통공사는 탄핵 심판 선고일에 헌법재판소 바로 인근에 있는 안국(3)역을 임시 휴업하는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특정장애인단체 불법시위'와 같은 역구내 또는 역 인근 시위 때문에 시행하는 '무정차 통과'와는 결이 다릅니다.
우선 도시철도법 제36조 및 동법 시행규칙에 따라 시장 또는 도지사에게 휴업 사실을 신고해야 하며,
역사 자체를 폐쇄할 수 있어 관제의 운전명령으로 열차를 통과시키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나중에 "그레이 아카이브" 게시물에서 상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아무튼 서울교통공사는 휴업 대상인 안국역에 임시 휴업(폐쇄) 공고문을 붙였습니다.
이 역시 도시철도법에서 정한 것이죠.
황색 용지에 흰색 띠를 두른 용지에 명조체로 법령에 정한 바에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공고 당시에는 선고일이 정해지지 않아서, 휴업일은 그냥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로만 적혀 있었습니다.
휴업 내용은 안국역의 여객운송으로 기입하고, 휴업 범위를 사실상 안국역의 모든 기능(승하차, 출입구, 열차 정차)으로
확대시켜 놓았습니다.
휴업 사유는 ’시민재난 안전관리‘로 기입했는데, 인파 밀집으로 수백 명의 인명피해가 난게 불과 3년 전의 일이라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에서 사실상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시철도법, 철도사업법 등 소위 ‘철도관련법‘에서 역사에 붙이는 공고문은 ‘잘 보이는 곳‘에 붙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역사 내 통로는 물론 개찰구 앞에도 붙여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휴업(폐쇄) 공고문을 안국역에만 붙인 건 아니고, 인접한 역들에도 비슷한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좌측 사진은 광화문(5)역, 우측 사진은 종로3가(1)역입니다.
의외로 이들 중 선고 당일 출입구가 폐쇄된 역은 종로3가역뿐이었습니다.
안국(3)역 - 휴업 당일


그리고 밝아온 탄핵 선고의 날…
평소보다 시간을 많이 당겨서 아예 첫 차를 타러 일산선 대화역에 나왔습니다.
폐쇄되는 역은 서울교통공사 관할이지만 같은 계통인 관계로
코레일에서도 역사 내 안내기를 통해 무정차 통과 중인 사실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몇십분 뒤, 휴업 중인 안국(3)역을 통과했습니다.
승강장 등을 반만 켜두어서 평소보다 어두운 모습입니다.
실제 안국역 휴업 조치는 전날인 4월 3일 16시부로 발효되어 역사 폐쇄와 무정차 통과가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4일 영업개시 시점에서도 무정차 통과가 시행되어 열차가 통과하고 있었죠.
안국역 휴업은 선고 후 몇 시간 뒤인 16시 32분부로 해제되었습니다.
한편, 대통령 관저 인근의 한강진(6)역은 4일 09시부터 무정차 통과를 시작했으나,
안국역보다 5시간이나 이른 13시경에 해제되었습니다.

역사 출입구가 폐쇄되었지만 경찰이 설정한 '진공구역' 안이라 여러 대의 경찰버스가 에워쌌습니다.
안전펜스에 더해 접이식 폴리스 라인까지 덧대어져 출입구 옆을 아예 못 가게 막아섰습니다.


그래서 평소의 관광지다운 인파와는 비교될 정도의 풍경을 보였습니다.
그저 경찰과 행인, 그리고 기자와 유튜버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안국역 사거리는 한술 더 떠서 차벽까지 설치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선 경찰의 노력 덕택에 지난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직후와 같은 폭력 시위는 일어나지 않았고,
역무시설이 파손되는 일도 없었습니다.
종로3가역 - 부분 폐쇄

서술 순서를 좀 바꿔서, 이번에는 종로3가역입니다.
종로3가역에도 출입구 폐쇄 및 무정차 통과 안내문이 붙어있었습니다.
환승역 특성상 각 노선별 역장의 명의로 되어있지만, 안내문 양식 자체는 공사 본청에서 하달된 것이라 내용은 같았습니다.


출입구 폐쇄 및 무정차 통과 안내문도 역사 곳곳에 붙어있었습니다.
심지어는 구석에 있던 게시판에도 붙일 정도였죠.

종로3가(5)역 쪽으로 넘어오면 임팩트가 더 컸습니다.
안국역이 휴업 중이라는 정보를 과거 서울도시철도 시절 시스템을 활용해 안내기에 크게 표출하고 있었습니다.


광화문(5)역과 달리 종로3가(5)역은 결국 출입구가 폐쇄되었습니다.
4번 출구와 5번 출구가 폐쇄되었는데, 모두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향할 수 있는 출입구입니다.
실제로 여기서 좀 더 걸어가면 서울 낙원악기상가가 있는데 도로 통제 시점이었습니다.


역 밖으로 나와보니 4번, 5번 출입구가 진짜로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4번 출구는 아예 가벽으로 막아버렸네요.
출입구 근처에는 경찰 경력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도로 통제로 인해 일부 마을버스 노선은 운행 자체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도로 통제가 풀리고 나서는 운행했겠지만, 여러모로 손해가 컸을 것 같네요…

이상으로 안국역 휴업에 즈음한 풍경을 봤습니다.
하루빨리 정치적 불안정성이 해소되고 거리의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202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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