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행기/2014 - 내일로

[2014 내일로] #4 옛 포항역과 침대객차

wMiraew 2025. 4. 5. 18:00

경주역 앞을 지나가는 경주 버스 70번 (뉴 슈퍼 에어로시티)

전 편에 이어서…

무궁화호 1772열차로 경주역에 도착(07:19) 했지만, 포항행 무궁화호 1755열차는 10시 13분에야 올 예정이었습니다.
3시간 동안 마냥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아까운 상황이었죠.

비록 “내일로 패스”로는 이용할 수 없지만, 시간 절약을 위해 시외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새벽의 경주시외버스터미널 앞

경주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경주시외버스터미널 앞까지 왔습니다.
해가 완전히 뜨지 않은지라 마치 청색 세계 같네요.

 

 

 

경주시외버스터미널 승차장 전경

경주시외버스터미널.
당시 경주역과 함께 경주시 일대의 교통을 책임 지던 버스터미널입니다.

최근(2024년) 경주역이 시 외곽으로 이설(옛 신경주역)되면서, 경주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교통시설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폐선된 포항 경유 울진행 시외버스(1, 3)와 포항 경유 울산행 시외버스 승차권(2)

여기서 금아여행 소속 시외버스를 타고 포항으로 향했습니다.
무궁화호와 엇비슷한 가격에 탈 수 있어서 부담이 조금 덜했습니다.
이러나저러나 내일로 패스 권외이기 때문에 철도 편보다 부담이 있던 건 사실이지만…

마침 옆자리에는 지금은 폐선 된 포항 경유 울진행 시외버스도 있었습니다.

 

 

 

포항터미널 도착 직후, 울산으로 떠나는 금아여행의 시내버스 (기아 그랜버드 파크웨이)

차창 밖 풍경을 다니다, 또 졸다가 하면서 시간을 보내니 곧 포항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일행을 내려준 버스는 다른 승객 몇 명을 태우더니 곧바로 울산을 향해 떠나갔습니다.

현재(2025년)는 동해선 복선&광역전철의 영향을 받았겠네요…

 

 

 

포항터미널 전경 (정류장에서 촬영해 빗방울이 비쳐 보임)

포항터미널.
포항시의 거점 터미널로 건물 내외관은 오래되었지만 나름 개보수를 한 시설입니다.
비가 그치고 떠오른 태양이 정류장의 유리창에 비춰 보이네요.

터미널에서 또다시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최종 목적지인 포항역까지 향했습니다.

 

 

 

 

 


동해선 포항역 (2015년 이설, 이후 구 역사 철거)

동해선 포항역.
1918년 10월, 협궤 경동선과 함께 역사를 시작해 1945년 동해남부선으로 편입,

2015년 4월 동해선 전철 개통 전까지 이어오던 그 긴 역사…
구내에 유치선과 경정비선까지 갖춘 나름 규모가 큰 역이었습니다.

그러나 2015년 4월, 호남고속선과 함께 동해선 전철이 개통되며 현 역사로 이설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의 역사는 인접한 죽도로의 확장부지로 편입되어 경주역과 달리 철거되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1945년에 준공을 본 역이 맞는지 싶을 정도의 외관

그래도 철거 직전까지는 경사로와 정문을 조금 손봤을 뿐 나름 준수한 외관을 자랑했습니다.
호계역이나 신녕역, 탑리역도 나름 깔끔해서 놀랬던 기억이 있네요.

 

 

 

당시 포항역의 매표소

포항역의 매표소.
나름 포항시의 중추역이지만 생각보다 다니는 열차가 많지 않았습니다.

매표소 위에 걸린 열차시간표에서 당시 일 4회에 불과했던 서울~포항 간 새마을호와,

임시열차의 탈을 쓴 동대구행 무궁화호를 볼 수 있었습니다.

 

 

 

구내에 정차한 RDC 디젤동차 뒤편으로 침대객차가 보인다

역사를 거닐다 구내에 RDC 디젤동차와 침대객차가 정차해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역사 옆에 위치한 육교 위로 올라가기로 합니다.

 

 

 

당시 포항역구내

육교 위로 올라가니 단체관광열차로 도착한 침대객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 방면에 연결된 무궁화호 객차는 당시 편성(4호차 열차카페 조성)을 나름 지키고 있네요.


2세대 격으로 도입된 침대객차는 2001년, “리미트 객차”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도입되었습니다.
총 5량(10212~10216)이 도입되었는데, 주로 무궁화호 야간열차의 1호차에 조성되어 운행했습니다.

(통일호 침대객차를 무궁화호로 격상한 것도 함께 다녔었다)

그러다 2005년 1월 시간표 개정으로 “침대” 좌석이 전격 폐지되면서 정규 운행에서 빠지게 됩니다.
이후에는 사진 속처럼 단체관광열차나 “여수엑스포 관광열차”, “부울경 테마열차”에 편성되어 운행하거나,

영주역구내에 주박해 내일로 여행객들의 숙소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임시열차는 열차출발안내기에 해당 열차의 등급(새마을/무궁화)이나 열차명을 표시했지만,

침대객차가 조성된 임시열차는 “침대전용”으로 표시한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열차등급은 ‘임시무궁화‘로 대응 받았지만요.

그러나 화재(예방) 관련 설비가 미비하다는 점이 언론을 중심으로 지적되면서,

국토교통부에서는 2015년 침대객차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비슷한 성격의 “레일크루즈 해랑”은 일반 객차를 개조한 게다가 설비도 잘 갖추어져 있다)

운행정지를 받고 나서는 차량사업소에 묶여 있었으나,

2018년 11월 남북철도 공동조사 특별열차에 1량이 조성되어 북한으로 올라갈 때 경의선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때가 마지막이었고, 2023년 8월 폐차 명령이 발령된 후 그 모습을 감추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고요한 포항역구내

아침햇살이 비치는 포항역 구내에는 RDC 디젤동차 3량과 끝 쪽에 위치한 디젤전기기관차,

그리고 무궁화호 객차-침대객차 만이 멈춰서 있었습니다.

디젤전기기관차가 끝 쪽에 서 있는 것을 보니 아마 방향을 바꾸기 위해 그러는 것 같네요.

 

 

 

무궁화 1751열차(동대구~포항)로 종착했을 RDC 디젤동차

검수선에는 3량 편성의 RDC 디젤동차가 엔진을 끈 채 멈춰서 있었습니다.
시간상 동대구 발 포항행 무궁화호 1751열차로 왔을 것으로 생각되지만요…

한국철도의 전철화-고속화-전동차화로 디젤열차가 설자리가 좁아지는 것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도로에 편입되어 추억 속으로 사라진 포항역사

육교를 내려와 다시 포항역사를 둘러본 뒤에 역 부지를 떠났습니다.
도로 부지로 편입된 탓에 역사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음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포항시 죽도사장(좌측)과 포항 버스 107번(우측)

포항역을 떠난 직후, 죽도시장 앞에서 다시 포항터미널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주말 아침인지라 버스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었네요.

 

 

 

포항 발 경주 경유 동대구행 시외버스 (금아리무진, 기아 그랜버드 실크로드 초기형)

포항터미널에 도착한 즉시 경주로 향하는 시외버스 승차권을 구입했습니다.
올 때는 금아“여행”이었지만 돌아갈 때에는 금아“리무진”이 되었네요.

가장 편수가 많았던 포항 발 경주 경유 동대구행 시외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당시 금아버스그룹에서 볼 수 있었던 이른바 ”스페셜 리무진“

이날 운이 좋았는지 특별한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우등좌석과 일반좌석이 반반 있는 소위 “스페셜 리무진”, “서비스 우등” 차량입니다.

당연히 제조사 옵션은 아니고 개조한 차량으로 생각됩니다만…
왜 이런 구성의 버스가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지네요.

우등좌석과 일반좌석이 섞여있지만 모두 일반 시외버스 요금을 받았습니다.
같은 가격이라면 당연히 우등좌석이 좋기 때문에 바로 앞쪽 좌석에 앉았습니다.

 

 

 

경주로 향하는 길

경주로 되돌아갈 때에는 이러한 “반반좌석”에 서로 감탄하면서 갔습니다.
유리창에 붙은 “최고급 리무진”이라는 문구가 “반반좌석”과 겹쳐 나름 웃음을 주었네요.

 

 

 

경주시외버스터미널의 하차장

얼마 후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반반좌석” 버스를 떠나보내는 것으로 짧은 여정이 끝났습니다.


경주역을 거쳐 부산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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