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나가사키] #11 아카사코 교행 - 나가사키 전차 여행
전 편에 이어서…
JR 나가사키역으로 돌아오자마자 육교를 건너 나가사키 전차 나가사키에키마에역으로 돌아왔습니다.
나가사키에키마에역은 1호 계통과 3호 계통이 갈라지는 역이라 역명판에도 계통별 표시가 있습니다.
…원래 일정이 지연된 바람에 아카사코역까지 다녀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른 지방 사철과 비교해도 당시 나가사키 전기궤도에 속한 전차들의 연식이 꽤나 오래된 편이었습니다.
서울 전차(1968년 폐선)가 다니던 시절에도 다니던 차들이 한가득이었죠.
다만 3000형을 시작으로 여러 신형 전차들을 꾸준히 도입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부 전차는 광고에 맞는 색을 입힌 "광고 전차"로 운행 중입니다.
그래서인지 꽤 다양한 색상의 전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때 2014년 당시 가장 최신형이었던 5000형 전차를 보았습니다.
저상 전차 라인업 중 하나로 타 시도의 신형 전차들과 밀리지 않는 구성입니다.
하지만 2012년에 도입한 전차임에도 행선지가 여전히 롤지형인 것은 놀랍군요…
바로 뒤에는 1200형 전차가 들어왔습니다.
니시테츠 출신의 중고 대차를 사용해 제작했다는 특이한 이력이 있는 차종이죠.
전면에 형광등이 끼워진 표시기에는 주로 광고 문구(로고)가 들어가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비워져 있습니다.
1960년대에 활약하던 고풍스러운 전차도 나가사키에서는 모두 현역입니다.
이들의 특징이라면 노선명과 한자만 적힌 전면 행선지… 물론 그때에는 영어 표기가 없는 형태가 꽤 있었습니다.
이후로도 몇 대를 더 찍다가 1호 계통의 1300형 전차(1304호)를 타고 아카사코로 향했습니다.
우중충한 나가사키 시내 한가운데를 달리는 전차 안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저 흔들거리는 차량에 몸을 맡긴 채 차창 밖 풍경을 감상했었죠.
그러다 나가사키 전기궤도의 본진인 우라카미차고앞역을 지나갔습니다.
사실 이와야바시(岩屋橋)~겐바쿠시료칸(原爆資料館) 구간은 일반 철도처럼 전차 궤도만 있는 "전용궤도" 구간입니다.
다른 일자 여행기에서 소개해 드리겠지만, 흔히 도로에 궤도가 부설된 "병용궤도"와는 다릅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아카사코역에 도착했습니다.
역명판에 따로 붙어있는 시간표는 저상식전차(低床式電車)의 시간표입니다.
2025년 현재는 배리어 프리 차량(バリアフリー車両)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나가사키 전차는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이러한 차량이 운용하는 시간표를 따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시간표에 적힌 시간에는 최신식(최소 2003년형) 전차를 볼 수 있죠.
아카사코역까지 데려다준 1300형 전차 1304호는 방향을 바꾸어 떠나고, 1305호가 교행해 들어왔습니다.
연달아서 보는 게 꽤 힘든데 운이 좋았네요.
1, 3호 계통의 시종착역인 아카사코역은 끝 쪽이 막힌 단선 두단식 승강장입니다.
그래서 아카사코역은 최대 2량의 전차만 수용할 수 있고, 나머지는 역 밖에서 대기해야 합니다.
전동차에 비해 전차의 길이가 짧아서 그런지 승무 교대는 비교적 빨리 되는 편이었습니다.
일단 3호 계통 전차를 타고 다음 역인 스미요시역에 내렸습니다.
아카사코역과 달리 일반적인 복선 상대식 승강장이지요.
여기서 바로 뒤에 따라 들어온 1호 계통 전차로 바꿔타고 갑니다.
1일권을 사용 중이라 이런 경로가 가능하네요…
연식이 좀 많이 되어보이는 역명판이 달린 역들을 차례대로 지나갑니다.
참고로 하마구치마치(浜口町)역은 2018년에 역명을 겐바쿠시료칸(原爆資料館, 원폭자료관)으로 바꿨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전용궤도" 구간이 포함된 주행영상.
"노면전차"보다는 전동차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도쿄의 도영 전차(도덴) 아라카와선(荒川線), 도큐 세타가야선(世田谷線)에도 이런 전용궤도 구간이 있죠.
한참을 달려 다시 나가사키에키마에역에 돌아왔습니다.
날씨가 맑아지기는커녕 그대로 우중충해서 유감스러웠던 기억이 있네요.
나가사키 전기궤도의 전차들은 역에서 멍을 때려도 좋을 만큼 종류가 다양합니다.
물론 다양한 차종을 정비해야 하는 정비사분들의 노고가 있었겠지만요…
보기 드문 전차의 단선 교행 장면을 봤으니 나름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일본 4대 야경으로 손꼽히는 이나사야마 전망대에 올라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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